[타임아웃] SNS는 프로선수에 ‘양날의 검’…기성용 “최강희 감독님께 죄송”
입력 2013-07-06 05:13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다(What a waste of time).”
2011년 5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트위터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당시 퍼거슨 감독은 웨인 루니를 비롯한 맨유 소속 선수들이 트위터 논란에 휩싸이자 이들을 겨냥해 “왜 트위터로 다른 사람을 성가시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로부터 2년 후 한국 축구계는 기성용(24·스완지시티) 등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최강희 전 국가 대표팀 감독을 비난한 사실이 드러나 몸살을 앓고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양날의 검’과 같다. 잘만 활용하면 선수들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 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엔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도 다칠 수 있는 흉기가 된다. 그렇다고 선수들에게 SNS를 금지시킬 순 없다. 이는 자동차로 사고를 낼 수 있으니 자동차를 몰지 말라는 말과 같다. 중요한 것은 문명의 이기를 악용하게 된 원인을 찾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다.
국내 프로 구단들 중 SNS를 절제 있게 활용하는 구단으로 K리그 클래식의 포항 스틸러스를 꼽을 수 있다. 많은 포항 선수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장성환 사장이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SNS를 적극 활용하라고 선수단에 지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항은 선수가 SNS로 문제를 일으킬 경우엔 단호하게 대처한다. 실제로 지난 4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한 선수가 페이스북으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키자 구단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중징계를 검토했다. 결국 해당 선수는 깊이 반성했고, 사회봉사 20시간의 제재를 받았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리고 각 구단은 선수들의 인성 교육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도 결국은 인성 문제다. 대한축구협회는 기성용의 SNS 파문에 대한 진상 파악에 나섰다. 이왕이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까지 마련했으면 한다. 마침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선수들이 SNS를 건전하게 사용하도록 돕기 위해 지난달 말 간략한 지침을 담은 포스터를 K리그 클래식, 챌린지 22개 구단에 배포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