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사역자’] 이름난 인기강사들 “난 이렇게 준비한다”
입력 2013-07-05 17:18
뻔한 얘기는 안통해… 책·신문 보며 정보흐름 꿰뚫어야 ‘스타’
올여름 스케줄이 이미 채워진 교계 인기 강사들은 저마다 나름의 노하우로 강의를 준비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어떻게 해야 청중에게 하나님 말씀을 깊이 새길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것이다.
한국대학생선교회(한국CCC) 대표 박성민(54) 목사는 청년들의 관심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일주일에 2∼3권씩 꼼꼼히 읽는다. 박 목사는 “최신 흐름을 살피는 책이나 심리학 서적, 신문기사를 보면서 지금 젊은층에게 필요한 내용이 어떤 것인지 찾으려 한다”고 5일 설명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청년들의 취향에 집중하면서도 늘 그의 강의 주제는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다. “꿈 얘기를 많이 합니다. 경제도 어렵고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오는데 하나님께선 우리 모두에게 잠재력을 주셨습니다. 그것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비전을 강조하는 것이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고 헌신하면 모두에게 주어진 잠재력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
박효진(62·명문교회) 장로는 교도소 근무 경험이 가장 큰 강의 자산이다. 그는 청송교도소에서 근무했고 서울구치소 경비교도대대장, 법무연수원 교정관을 지냈으며 현재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 부소장이다.
박 장로는 “사람들이 가장 집중해서 듣는 소재는 사형장 이야기”라고 했다. “사형 집행 직전까지 찬송가를 부르며 교도관에게 ‘나는 천국에 가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형수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제 자신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예수님 믿으면 구원을 받는다는 말이 종교적 구호로밖에 들리지 않는 세상 사람들에게 제가 느낀 복음의 진리를 증언하는 데서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1987년 고린도전서의 말씀을 되뇌다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했다. 이후 수용자는 무조건 매를 들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 사랑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박 장로는 “하나님께선 수용자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해주신다”며 “누구든지 마음을 열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면 은혜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전 3:16)
국제복음주의학생연합회(KOSTA) 강사로 이름을 알린 박수웅(69·남가주펠로십교회) 장로는 29년간 쉬지 않고 성경말씀을 묵상하다 보니 강의의 기반이 다져졌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부부생활, 자녀교육 등 자신의 경험을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녹여내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박 장로는 드러내놓고 말하기 어려운 주제를 허물없이 털어놓는다. “자위행위나 몽정이 죄인지 궁금해 하는 청소년들이 있는데 어쩔 수 없는 그 행위 자체를 죄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그런 행동이나 야동(음란 동영상)에 중독될 경우 하나님이 주신 몸을 더럽힐 수 있다고 하죠. 무조건 억압하면 빠져나올 수 없는 음지로 깊숙이 들어가게 되니까요.”
박 장로는 73년 1월 미국으로 건너가 마취과 의사로 일하다가 사역에 헌신하기 위해 9년 전 이를 그만두고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기독집회와 수련회 등에 전문 강사로 나선다.
한편 일부 여름 캠프나 수련회가 지나치게 이벤트 중심으로 꾸려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나님 말씀을 되새기고 선교 열정을 불러일으켜야 할 자리가 세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찬양사역자 A씨는 “성경말씀은 뒷전인 흥미 위주의 강의, 동원된 청소년들이 마음을 열지 않고 자리만 채우고 있는 집회도 있다”며 “하나님 말씀으로 진정한 영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