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사역자’] 인기 강사, 비결은 무엇?… ‘여름 사역자’에겐 ‘특별한 뭔가’가 있다

입력 2013-07-05 17:19 수정 2013-07-05 19:42


여름방학과 휴가철에 가장 바빠지는 이들이 있다. 매년 여름 교회에서 우후죽순처럼 여는 각종 수련회와 캠프, 세미나 강단에 서는 강사들이 바로 그 주인공. 하지만 이 ‘여름 특수’를 누리는 강사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이른바 ‘스타 강사’를 찾는 교회가 늘면서 특정 인사에게만 강연 요청이 쇄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의 ‘겹치기 강연’이 청중에게 식상함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교회 안팎에서는 이들을 꾸준히 찾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교회, 기업, 학교 등의 강연장을 누비는 ‘여름 사역자’에게만 있는 ‘특별한 뭔가’는 무엇일까.

공감대 형성 능력

‘사랑하기 좋은 날’ ‘고백하기 좋은 날’의 저자 김지윤(37·여) 좋은연애연구소 소장은 이미 올해 강연 일정이 거의 다 찼다. ‘여자와 대화하는 방법’이란 제목의 강의 영상이 유튜브에서 52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해 교회 안팎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기업, 공공기관, 대학교 등에서도 강연 요청이 몰려서다.

남녀 간 소통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그의 강의 비결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다. 대부분 매일 강의에 나서는 김 소장은 청중에게 인터넷으로 찾은 예화를 거의 소개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발견한 일상의 한 부분을 강의 사례로 사용한다.

김 소장은 “강연 횟수가 늘면서 많은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점차 줄어드는 게 사실”이라며 “청중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일상의 공감거리를 찾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많은 이들이 연애에 관심이 높지만 남녀 간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강의 중 문제의 원인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같이 제시하기에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는 것 같다”고 답했다.

청중 참여형 강의

이의용(59) 국민대 교양과정부 교수 역시 교회 안팎에서 바쁜 대표적인 ‘여름 사역자’ 중 한 명이다. ‘크리스천과 인간관계’와 ‘감사일기 쓰기운동’, ‘대학생의 인생설계’로 대중에게 알려진 그는 이번 여름엔 대학교수와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고정관념을 깨는 교수법’을 강의한다.

이 교수는 자신의 강의가 신앙인을 비롯해 다양한 청중에게 호평받는 이유로 ‘청중의 참여’를 꼽았다. 그는 강연마다 청중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마련한다. ‘토크 콘서트’식 강의를 지향한다는 이 교수는 강연 중에 청중이 강의 내용을 각자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스스로 말하도록 유도한다. 실천 방안이 없는 강의는 청중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에서다.

이 교수는 “이들이 강연에서 뭘 얻어갈 수 있을지를 항상 생각한다. 어떤 강의든 그 중심은 강사가 아닌 청중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므로 강사는 자신의 역할이 ‘청중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조력자’라 생각하고 강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직 성령

예수세대운동 대표인 다니엘김(36) 선교사는 청소년·청년 집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인기 강사다. 최근 다니엘김 선교사는 매일 1∼2회 강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의 강연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인기다.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확산된 그의 간증과 설교 영상은 입소문을 타고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주로 복음과 선교, 하나님의 재림을 주제로 하는 그의 강연 비결은 단순하다. ‘오직 복음’과 ‘오직 성령’이다.

다니엘김 선교사는 자신의 강연에 특별한 요령은 없다며 집회 진행에 있어 ‘노하우’란 말을 가장 싫어하고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곳에서 날 찾는 이유는 오직 복음만을 전하기 때문”이라며 “강연 때마다 성령을 의지해 말씀의 주인공 되는 예수 그리스도만을 나타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강의 업데이트

탁지원(45)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소장은 20년간 한국교회 성도에게 각종 이단 종교의 존재를 알려온 ‘이단 전문 강사’다. 주로 청장년 성도에게 강의했지만 올해는 전국 교회학교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 전국 여름·겨울 수련회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어릴 때부터 이단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신흥 종교에 미혹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탁 소장은 “요즘 이단 종교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염두에 두고 포교활동을 하므로 여러 교회에서 이를 구별할 수 있는 강의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증 안 된 단체나 신흥 종교가 생길 때마다 계속 강연 내용에 반영하고 효과적인 내용 전달을 위해 영상을 최대한 활용한다”며 “이러한 진정성 때문에 20년간 꾸준히 강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동적 예배

찬미워십의 워십 리더인 민호기(39) 목사는 올 초부터 여름 수련회 강연 요청을 받았다. 70여 교회와 선교단체로부터 집회 일정이 잡힌 민 목사는 이번 여름 내내 어린이, 청소년과 청년에게 찬양과 말씀을 전할 예정이다.

매년 여름마다 예배와 집회 인도로 바쁜 그가 사역 현장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예배’다. 민 목사는 청중이 말씀과 찬양에 집중토록 세밀히 예배 준비를 하는 것이 여름 사역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련회라고 무조건 열광적인 무대만 필요한 게 아니다”라며 “감동적인 내용의 설교로 청중의 마음에 말씀이 새겨지도록 예배를 준비한다. 그래야 이들이 예배에 진지하게 반응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중의 변화를 위해 감동이 있는 집회를 추구한다는 민 목사는 여름 사역자들이 강연에서 진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여러 집회를 다니며 강의를 하다보니 예시나 간증이 때론 각색되거나 부풀려지는 경우가 생긴다”며 “이러면 청중에게 강사의 의도와 다른 말이 전해질 수 있으므로 사역자라면 집회 인도 방식에 있어 수위 조절을 잘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