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기간제 교사 매년 급증 교육부실 우려
입력 2013-07-04 19:03
광주지역 유치원과 각급 학교에 기간제 교사가 급증해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4일 “유치원과 특수학교를 포함한 초·중·고 기간제 교사가 6월말 기준 1600명을 훌쩍 넘어섰다”고 밝혔다.
기간제 교사는 지난해 전체 교원 1만5700여명의 10%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2010년 말 610여명과 비교할 때는 2년6개월여 만에 2.6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학교별로는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교가 570여명으로 가장 많고 중학교 550여명, 초등학교 340여명, 특수학교 100여명, 유치원 40여명 등이다.
기간제 교사는 정규직 교사가 출산과 육아휴직, 질병, 연수, 파견근무 등으로 자리를 비울 때 2개월∼1년 단위로 채용되는 비정규직이다.
광주시교육청의 경우 기간제 교사의 자질 관리 등을 위해 지난해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에 교사 자격증을 가진 이들의 명단을 종합한 ‘기간제 교사 인력 풀’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16개 교과에 걸쳐 1000여명의 예비교사 명단이 이 곳에 올라 있다.
하지만 각급 학교에 비정규직 교사들이 늘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리를 비운 정규교사를 대신해 수업과 교육행정 등 제반 업무를 승계하지만 계약직의 한계로 교단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기간제 교사들은 재임용이나 정교사가 되는데 걸림돌이 될까 봐 교직사회에서 뚜렷한 교육적 소신과 목표를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광주지역 기간제 교사 2명 중 1명에 가까운 730여명은 학급 담임을 맡고 있다. 하지만 학교폭력 등의 해결과정에서 학부모들의 신뢰가 부족해 적극적 중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학교 측도 신분이 불안한 기간제 교사들에게 잡무를 일방적으로 떠맡기는 차별 사례가 적지 않다. 일부 학교의 경우 상대적 약자인 기간제 교사들을 채용하면서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수업이 없는 방학기간을 일부러 제외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간제 교사가 책임감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하도록 여건을 개선하고 있다”며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업 실연과 면접을 추가하는 등 채용절차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