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 이창근… 콜롬비아 소나기 슛 온몸선방 1실점
입력 2013-07-04 18:49 수정 2013-07-04 22:45
골키퍼 이창근(20·부산)이 ‘완장’ 값을 톡톡히 해냈다.
‘리틀 태극전사’의 주장인 이창근의 활약은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에서 빛을 발했다. 이창근은 4일(한국시간) 선제골의 주인공인 송주훈이 두 번째 키커로 나서 실축했을 때도 캡틴으로 “나를 믿으라”며 송주훈을 다독였다.
그리고 이창근은 상대 세 번째 키커 펠리페 아길라르가 찬 것을 완벽히 막아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9명까지 이어진 치열한 승부차기에서 콜롬비아의 마지막 키커인 데이비 발란타와 벌인 신경전은 백미였다. 결국 부담을 느낀 발란타는 헛발질로 크로스바 위로 볼을 날려버렸다. 2011년 콜롬비아 대회 16강 승부차기서 스페인에 패한 아픔을 갖고 있는 이광종 감독에게 2년 만에 승부차기로 선물을 준 것이다.
이날 콜롬비아가 쏟아낸 슈팅은 총 22개였다. 콜롬비아의 파상적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낸 것이다. 1-0으로 앞서던 후반 종료 직전 콜롬비아의 ‘왼발 스페셜리스트’ 후안 킨테로에게 프리킥 동점골을 내줘 안타까운 상황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창근은 경기 내내 몰아친 콜롬비아의 13차례 유효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1실점으로 선방했다.
이창근은 조별리그를 치르는 동안 공중 볼에 약점을 보이기도 했지만 한국의 무패행진을 이끌었다. 이창근은 이날도 강력한 우승후보인 콜롬비아를 상대로 빛나는 ‘선방쇼’를 펼쳤다. 전반 11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는 콜롬비아의 원톱 공격수 존 코르도바가 시도한 왼발 터닝 슈팅을 잡아냈다. 전반 19분에는 왼쪽 측면을 돌파한 킨테로의 위협적인 슈팅도 잡아챘다. 무엇보다 후반 종료 직전 킨테로가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때린 강력한 왼발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낸 것은 볼수록 감동적이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