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가스公 등 기관장 인선 ‘올스톱’… 공공기관 장기사업 차질 우려

입력 2013-07-04 18:47

“코넥스(KONEX)가 개장한 중차대한 시기에 정작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공석이었다. 직무대행 체제가 3주째인데, 뭔가를 의욕적으로 기획하고 달려 나가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4일 “기관장 자리가 오래 비어 있으면 자본시장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봉수 전 이사장이 사임한 뒤 거래소 이사장 자리는 3주째 비어 있다. 청와대가 지난달 각 부처에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하면서 거래소 임원추천위원회는 활동을 멈췄다. 거래소 내부에서는 후임 이사장 후보 공모 기간에 김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 내정설이 불거진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기관장 공백 장기화는 다른 공공기관·공기업에서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신용보증기금의 임원추천위원회는 한 차례 회의 이후 일정이 ‘올스톱’ 상태다. 안택수 신보 이사장의 임기 만료일은 오는 17일이다. 신보 내부에서는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에 선임 절차 재개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하자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은 황성호 전 사장의 사임 뒤 김원규 전무가 사장으로 선임되기로 일찌감치 예정됐지만 취임이 미뤄지고 있다. 광주은행·우리카드·우리아비바생명 등의 사장 선임도 진척이 없다. 한국가스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지역난방공사, 코레일 사장 자리도 비어 있다.

기관장 인사 지체는 장기 사업계획에 차질을 준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투자증권 노동조합은 “350만 고객이 100조원 넘는 자산을 예탁한 우리투자증권을 구멍가게 취급한다”고 비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