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은 지역 문화·자산 가치 창출해야”

입력 2013-07-04 18:47


세계 각국의 사회적기업가들은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 분야가 고용창출은 물론 사회문제 해결과 재난 극복에도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4일 서울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아시아 사회적기업 리더 포럼은 500여명의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사회적기업가와 사회적기업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은 발표자로 나선 세계 각국 사회적기업 관계자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유심히 듣고 메모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기조 연설자로 나선 이탈리아 모데나 레가코프(협동조합)의 잔루카 베르사니(사진) 총재는 “이탈리아 협동조합은 지역주민들에 의해서 형태가 결정되고 이를 협동조합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며 “사회적기업은 지역의 문화·환경적 자산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해야 하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교육, 훈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르사니 총재는 특히 지난해 이탈리아를 강타한 대지진의 피해를 극복하는 데 협동조합의 힘이 컸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잇따른 대지진으로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 지역 등에서 사상자 27명이 발생했고 수백억 유로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60개 이상의 협동조합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이탈리아의 모든 협동조합은 연대의 정신을 발휘했다. 전체 협동조합 조합원은 1시간 분량의 임금을 기부했고, 구호장비와 시설을 지원하고 봉사활동을 통해 피해 조합을 도왔다. 결과적으로 지진피해를 입은 협동조합은 단 한 곳도 폐업하지 않았다고 한다.

2011년 동북부 대지진 당시 일본에서도 협동조합의 협동심은 위력을 발휘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후루사와 고유 고쿠가쿠인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사회의 협력, 특히 지역협동조합과 협동조합 노조의 협력이 대지진 극복 과정에 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일본인들은 대지진 극복과정에서 지역사회의 협동과 상호 공조의 잠재력에 대해 재평가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은 현대화된 세계의 사회적 실험의 장”이라며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발적인 협력을 통해 문제를 순조롭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사회적 요구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의 역할이 도드라졌다. 케빈 테오 싱가포르 국립대 아시아 사회적기업센터 선임연구위원은 “사회적기업을 후원하는 다양한 지원금이 절실하다”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사회적기업이 융합하는 모델이 다음 단계의 싱가포르 사회적기업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인구가 510만명에 불과한 싱가포르는 취업이 필요한 전과자, 장애인, 불우 청소년, 저소득층 여성 등 취약계층 1만여명의 고용을 사회적기업이 책임지고 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