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움직임에 펀드시장 쪼그라드는데 부동산펀드 되레 호황 ‘눈길’
입력 2013-07-04 18:47
선진국이 양적완화 출구전략 쪽으로 무게를 옮기면서 펀드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지만 부동산펀드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국내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의 설정액이 지난달 말 현재 21조5000억원으로 월말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주식시장이 침체된 데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부동산펀드가 대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 탓에 대체 투자로 부동산펀드가 꾸준히 관심을 끌고 있다”며 “특히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임대형 자산이 인기”라고 전했다.
부동산펀드 설정액이 21조원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동산펀드가 처음 출시된 2004년 6월 말 설정액은 1387억원에 불과했다. 9년 새 155배나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6월 말(17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23.5% 늘었다. 국내 부동산은 투자 물건이 많지 않아 높은 가격이 형성됐음에도 자산운용사들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펀드의 성장은 사모펀드가 주도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주로 기관이나 자산가 등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비공개로 운용하는 금융상품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사모펀드 설정액은 20조4000억원으로 전체 부동산펀드 설정액의 94.8%를 차지한다. 사모펀드는 상업용 부동산인 오피스(업무시설)나 호텔, 마트 등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국내 부동산 시장의 포화와 경쟁 격화 등으로 해외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말 전체 설정액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였다. 부동산펀드가 해외 자산에 본격적으로 투자한 2006년 말 7%에서 13% 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한국투신운용 부동산운용팀 관계자는 “국내 투자 물건이 많이 없어 해외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 유럽 부동산 쪽이 침체기를 벗어남에 따라 투자 기회가 늘어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