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7만여명·거래 자산 5193억 ‘은행內 은행’ 신협 아세요
입력 2013-07-04 18:47
은행 위의 은행이 한국은행이라면, 은행 안의 은행은 어디일까. 정답은 신용협동조합이다. 한은은 물론 KB국민·우리·하나·외환은행 모두 내부에 일종의 ‘계’ 형태인 신협을 운영하고 있다.
4일 신협중앙회에 따르면 금융권에서 내부 신협을 운영하는 곳은 한은을 포함해 은행 14곳, 메리츠화재 등 보험·증권사 8곳이다. 이들 금융회사의 신협 조합원은 7만755명에 이른다. 거래 자산은 총 5193억원에 달한다.
‘내부 은행’인 신협을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곳은 국민은행이다. 조합원 수만 1만524명이다. 총 자산도 1112억원으로 가장 많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8420명, 5797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금융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다니는 은행을 두고 신협을 이용하는 것은 조합원으로서 얻는 복지가 크기 때문이다. 신협의 운영방식은 ‘계’와 비슷하다. 조합원에게 매달 일정 금액을 받아 운영해 수익을 나눠준다. 여기에 조합원 돈으로 대출을 해주다 보니 대출금리도 매우 낮다. 급전이 필요할 때 굳이 다니는 은행에 손을 내밀지 않아도 된다.
세금 혜택은 덤이다. 정부는 신협 예탁금에 붙는 이자의 경우 3000만원까지 1.4%의 세율을 적용한다. 시중은행에서 같은 액수로 이자를 받았을 때 내는 15.4%의 이자소득세율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낮다.
여기에다 각종 복지 서비스도 짭짤하다. 국민은행 신협은 은행 내에 구내매점과 임직원 온라인쇼핑몰, 자동판매기 등을 운영한다. 여기서 나온 수익은 조합원들의 복지에 쓰인다. 우리은행 신협은 조합원을 위한 휴게실을 만들었고, 한국예탁결제원 신협은 커피숍·구내매점 운영으로 얻은 이익금을 조합원에게 나눠주고 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직원 복지를 위해서 사내 복지기금을 따로 만들어 운영하는 것보다 신협을 만들어 운영하면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는 등 장점이 크다”며 “금융회사뿐 아니라 두산, 롯데칠성 등 대기업도 신협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