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판 배우는 일본… “北·日 정상회담 회의록 누락” 공방

입력 2013-07-04 18:11

일본에서도 북한과의 정상회담 회의록을 둘러싸고 때아닌 논란이 일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02년 북·일 정상회담 관련 교섭기록이 누락됐다며 당시 교섭실무를 담당했던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전 외무성 심의관에게 또다시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3일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한 당수 토론회에 참석해 당시 다나카 전 심의관이 담당했던 2회 분량의 사전 북·일 교섭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며 “외교관으로서 기본을 저버린 사람”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아베는 자신이 내각 관방장관이던 시절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당시 외무성 사무차관에게 “(북·일 교섭 관련) 모든 기록을 보고 싶다”며 자료열람을 요청했더니,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당시 아시아 대양주 국장(현 주미 대사)이 “2회분이 없다”고 보고한 사실을 밝혔다.

이어 당사자인 다나카 전 심의관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자 “모르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현재 공직에서 물러난 상태인 다나카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의 방북을 앞두고 이뤄진 양국 간 교섭과 관련 “(임의로) 기록을 누락한 일은 결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아베 총리와 다나카 전 심의관 사이의 공방전은 지난달 12일자 다나카의 마이니치신문 인터뷰로 인해 촉발됐다.

신문 인터뷰에서 다나카가 과거 내각 담화 등을 뒤엎는 아베 총리의 발언으로 인해 일본이 국제사회의 오해를 사고 있다고 지적하자, 아베는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인 납치문제와 북·일 교섭기록 누락 등을 거론하며 “그는 외교를 말할 자격조차 없다”고 원색적인 비난으로 맞받아쳤다.

한편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내용을 담은 대화록에는 아베가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그에 대한 인상을 비평하는 장면이 나온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