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셀 차이나’… 외국자금 썰물같이 이탈
입력 2013-07-04 18:09
외국인의 ‘셀 차이나(Sell China)’가 심상찮다. 중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18주 가운데 16주 동안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달 5일까지 직전 5거래일 동안 8억3400만 달러가 유출됐다. 이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계획에 따라 투자자들이 신흥국 시장에서 돈을 빼고 있는 가운데 중국으로부터의 자금 이탈이 가장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에만 12.1% 떨어졌다. 같은 기간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22%나 하락했다.
대규모 외국인 자금 이탈의 원인은 중국의 성장 둔화가 가시화된 데다 중국 지도부가 ‘거품’ 제거라는 명목 하에 이를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리커창 총리는 경제성장 둔화를 용인하더라도 기존의 통화·재정 정책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시아·태평양 주식시장에서 2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BNP파리바의 아서 궝은 “지도부 누구도 정책을 내놓으려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은 그대로 따르기만 한다”면서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중국 주식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의지와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을 이유로 중국 선전 CSI300지수의 올해 전망치를 기존 2800에서 2380으로 15%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중국의 환율 정책도 외국인 투자자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라고 WSJ는 분석했다. 성장 둔화로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와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중국 인민은행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중국 본토와 달리 위안화가 자유롭게 거래되는 홍콩의 역외 선물환 추이는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향후 12개월 사이 2.8% 추가 하락할 것임을 예고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홍콩 선임 금리전략가 청위쿤은 “투자자가 중국의 성장 전망에 불신임 표를 던진 것”이라고 표현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