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김기정 화백·송정희 서예가 “하나님 사역에 써 달라” 자식같은 작품 선뜻
입력 2013-07-04 18:02
70대 노(老)기독 예술가들이 예수 복음과 사랑을 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인 작품을 아낌없이 기증했다. 김기정(74·동대문교회 원로장로) 화백과 서예가 열암(洌菴) 송정희(70·보광중앙교회 안수집사)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미술협회 고문과 목우회 자문 등을 맡고 있는 김 화백은 해마다 ‘시내산’ 작품 10여점을 봉헌해 자신이 출석하는 동대문교회 본당과 기도원 벽면을 장식, 선교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의 작품에 전기가 마련된 것은 98년 성지 순례차 시내산을 방문하면서부터다. 시내산에 큰 감명과 은혜를 받은 이후 오직 시내산만을 그리게 됐다. 물론 설악산과 백두산 같은 명산을 그린 적이 있지만 시내산이 주는 감명은 그와 견줄 수 없었다. 시내산과의 만남은 하나님이 예비하신 큰 은혜로 다가왔다. 올해 작품 활동 50년을 맞는 김 화백의 소망은 이제 시내산 성화가 여러 교회에 전시돼 모든 성도들이 작가가 느꼈던 은혜를 받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내산 성화를 그려 전시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송 선생은 ㈔탈북동포지원한국교회연합에 작품 200점을 기증했다. 탈북교연은 송 선생이 4일 서울 당주동 연구실에서 “탈북자 선교를 위해 쓰이길 바란다”며 “신망애(信望愛) 등 중국 성경을 한문으로 쓴 서예작품 200점을 다음 달까지 기증한다”고 밝혔다.
송 선생은 전서·예서·해서 등 다섯 가지 서체의 특징을 모아 개성 있게 조형화한 ‘열암체’의 창시자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 대첩비의 휘호를 비롯해 두 글자에 아파트 한 채 값을 넘겼던 현대그룹의 ‘現代(현대)’ 글씨와 드라마 ‘왕과 나’의 글씨, 그리고 2006년 월드컵 태극전사들의 가슴에 새겨져 있던 ‘투혼’을 쓴 서예가로 알려져 있다.
송 선생의 작품은 탈북교연을 통해 서예를 사랑하고 우리 소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다. 수익금은 작가의 뜻에 따라 소외 탈북자 후원금으로 사용한다. 송 선생은 “귀한 사역에 참여할 수 있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어려운 탈북자들을 위해 가진 달란트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