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민 실천 장계향의 삶 소설 형식으로 엮어 ‘장계향 조선의 큰어머니’

입력 2013-07-04 17:26


장계향 조선의 큰어머니/정동주(한길사·2만3000원)

조선시대 여인 장계향(1598∼1680)은 한글로 쓴 최초의 요리서 ‘음식디미방’의 저자다. 퇴계 이황의 학통을 이어받은 학자 장흥효의 외동딸로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서 성리학을 배웠다. 그녀는 10남매를 출중하게 키운 현모양처이며, 빼어난 시인이었다. 사나운 호랑이를 섬세하게 표현한 화가이자 달필의 서예가였다. 또한 나눔과 사랑으로 민초를 구휼한 사회사업가였다.

서사시 ‘논개’, 대하소설 ‘백정’ 등을 집필한 저자 정동주는 소외된 계층을 돌보고 나누는 등 애민(愛民)을 실천한 장계향의 삶을 소설 형식으로 엮었다. 장계향은 흉년과 전란으로 기근과 범죄가 만연한 시대의 고통을 함께 나눴다. “천하인이 모두 굶주리는데 나만 배부르다면 부끄러운 일이고, 천하인이 다 선하다면 비록 나 혼자 악하더라도 끝내는 선으로 교화되겠지요.”

장계향은 일상생활에서 조화의 덕이 가장 잘 구현된 것이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서로 다른 재료들이 섞여 다양한 차이가 어우러지고 통일성을 이룬 것이 ‘맛’이라고 강조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나눔을 통해 조화로운 삶을 추구했던 그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장계향이 남긴 시와 그림, 붓글씨, ‘음식디미방’ 자료 등이 함께 실렸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