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초·중·고교에 기념비 무분별 설치

입력 2013-07-03 20:45

광주지역 초·중·고교에 각종 기념비가 무분별하게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교육청은 3일 “각급 학교에 퇴직 교장 등의 치적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와 공적비 등이 400개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본청 및 직속기관에 19개, 공립학교에 254개, 사립학교에 118개 등 모두 391개가 있다는 것이다. 종류별로는 기념비가 140개로 가장 많고 식수비(植樹碑) 127개, 공적비 43개, 시비석(詩碑石) 21개, 준공비(竣工碑) 20개 등이다.

기념비와 공적비의 경우 개교한 지 오래된 특정 공립학교에 집중적으로 세워져 학교미관과 교육환경을 해치고 있다. A고교에는 기념비 38개와 시비석 1개 등 무려 40개가 설치돼 있고 B고교 역시 기념비 11개와 공적비 1개, 식수비 19개 등 31개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기념비와 공적비 등은 그동안 특별한 기준이나 원칙도 없이 건립돼 재학생과 교사 등 학교 구성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식수비의 경우 단순히 부임한 역대 교장과 학교를 방문한 교육청 간부들의 이름을 새긴 게 대부분이다. 따라서 역사적 의미와 교육적 가치를 따져 불필요한 기념비 등은 이전 또는 철거해야 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향후 기념비 등을 교내에 새로 설치하려면 학교운영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 건립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체 학교의 기념비와 동상 등 교내에 세워진 조형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건립 및 관리지침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