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현안마다 마찰, 與 투톱 무슨일이…

입력 2013-07-03 20:23


새누리당의 ‘투톱’, 황우여 당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사이에 예사롭지 않은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최근 들어 각종 현안마다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불협화음은 3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공개석상에서 터져 나왔다. 황 대표는 6월 임시국회 활동에 대해 “우리가 계획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고 자성해본다”며 “111건의 법안 제정을 예고했는데 46건이 제·개정되면서 65건이 남은 상황”이라고 ‘실적 타박’을 했다. 이에 최 원내대표는 황 대표 발언을 반박하기라도 하듯 “여러 가지 민감한 정치 현안이 있는 가운데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국회였다”라며 “233건의 법안을 처리해 올해 임시국회 가운데 가장 많은 법안을 처리했다”고 치적을 과시했다. 똑같은 사안을 놓고 ‘자성’과 ‘자평’으로 엇갈린 것이다.

수면으로 올라온 두 사람 사이의 불편한 관계는 5월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생긴 구원(舊怨) 때문이란 해석이 있다. 당 관계자는 “경선 직전 황 대표가 당내 중진의원 모임에 참석해 ‘선수(選數)에 맞는 역할이 따로 있다’라며 뼈 있는 말을 던졌고 결과적으로 최 원내대표(3선)가 이주영 의원(4선)이 내세웠던 ‘선수론’에 말려 신승(辛勝)했던 것을 서운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6월 국회 내내 다른 목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을 추진할 때도 최 원내대표가 대야(對野) 관계를 의식해 당 차원에서 폐지반대를 당론으로 요구했지만, 황 대표는 ‘지역 현안’이라는 원칙론을 내세워 외면했다. 국가정보원 대치 정국에서도 황 대표의 ‘대화록 공개 반대’ 입장과 최 원내대표의 ‘공개 및 야당과의 확전’ 방침이 대립했다. 때문에 원내 지도부 쪽에서 황 대표를 향해 “항상 중립적인 입장에 서다니 당 대표인지, 국회의장인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새어나왔다. 국정원의 대화록 공개 과정에서도 황 대표에게 사전 보고를 하지 않는 등 ‘왕따’를 시켰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의 갈등 구도는 앞으로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절대 ‘카리스마’가 없이 치러야 하는 10월 재·보궐 선거와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 및 책임소재 다툼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황 대표와 최 원내대표의 갈등이 이처럼 지속될 경우 야당과의 정국 주도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