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긴축 갈등으로 연정붕괴 위기

입력 2013-07-03 19:57 수정 2013-07-03 23:21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포르투갈이 긴축정책과 관련한 갈등으로 재무, 외교장관이 잇따라 사임하는 등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페드루 파소스 코엘류 총리는 사퇴전망을 일축하고 있지만 연정파트너인 파울로 포르타스 외교장관이 물러나 정권 붕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일 BBC 등에 따르면 포르타스 외교장관은 2일(현지시간) “총리가 사임한 재무장관 자리에 재무차관을 곧바로 임명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내 (사임)결정은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다. 포르타스 장관은 줄곧 경기부양을 주장했으며 긴축정책에 반대했다. 새로 재무장관에 임명된 루이스 알부케르케 재무차관은 공기업 민영화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포르타스 장관이 이끄는 우파국민당(CDS-PP)은 코엘류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과 함께 연정 내 주요 파트너로 그가 이탈할 경우 사회민주당도 다수당 지위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긴축정책을 주도해온 비토르 가스파르 재무장관은 1일 사임의사를 밝혔다. 가스파르 장관은 2011년 포르투갈이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780억 유로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받을 때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던 경제학자로 입각 전까지 정치경험이 전무했다.

IMF 등은 지난 1월 실업수당이 지나치게 많고, 오랫동안 지급되는 등 포르투갈의 사회복지 시스템에 낭비요인이 많다며 공무원 연금 20% 삭감, 공무원 5만명 해고 등 대대적인 긴축정책을 권고하기도 했다. 반긴축 정서가 강한 포르투갈은 실업률이 17.5%에 달하는 등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재무장관 사임 소식에 포르투갈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6.72%까지 치솟기도 했다.

주요 장관의 잇따른 사임으로 연정붕괴에 따른 조기 총선 실시 가능성이 제기되자 코엘류 총리는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진화에 나섰다. 그는 2일 “나는 사퇴하지도 내 나라를 저버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긴축프로그램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여전히 조기 총선이 실시됐던 그리스와 같이 포르투갈도 비슷한 상황을 맞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