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회계법인 품질관리 실태 공개키로
입력 2013-07-03 19:26
금융 당국이 외부 감사인인 회계법인의 품질관리 실태를 공개키로 했다. 기업 돈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금융감독원은 도입 2주년을 맞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원칙에 맞게 적용하려면 1차 감시자인 외부 감사인의 전문적·독립적 판단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회계법인 품질관리 시스템은 감사 계약 전부터 감사 시행, 감사보고서 발행, 사후 관리까지 외부 감사의 독립성과 절차 등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내부 통제 제도다. 지금은 회계법인이 품질관리를 충실히 하지 않는 데다 감사 보수를 싸게 제시하는 저가경쟁 때문에 부실감사 소지가 높다.
금감원은 회계법인의 품질관리에 대한 감리를 강화하고 품질관리 실태 점검 결과 공개로 회계법인 간 경쟁을 유도할 방침이다. 또 기준이 불분명한 내용이나 고의가 아닌 작은 오류는 금감원이 수정 공시를 요구해 기업이 재빨리 고칠 수 있도록 하는 자진수정 공시 제도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K-IFRS 도입 이후에도 일부 기업이 재무제표 작성 능력 부족으로 외부 감사인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제표 주석을 형식적으로 쓰거나 상투적 문구만 나열해 핵심 정보를 알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중소기업은 국제 회계기준인 K-IFRS 도입으로 회계 부담이 늘어난 반면 국내 금융시장에 의존하는 탓에 자금조달 비용 감소 같은 효과는 못 보고 있다. 개별 기업의 회계처리 재량권이 늘어나면서 기업이 공시 이익을 임의로 늘리거나 줄일 가능성이 생겼고 기업끼리 비교하기도 어려워졌다. 회계 기준이 복잡해졌다는 단점도 있다.
금감원은 앞으로 감사를 할 때 회사가 외부 감사인에게 낸 재무제표를 감독 당국에도 제출토록 할 계획이다. 재무제표 주석은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하거나 알기 쉽게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기업들이 2009년부터 선택적으로 도입한 K-IFRS 제도는 2011년 모든 상장기업에 적용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3156곳이 K-IFRS 기준 재무제표를 작성한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