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구과학관 채용 ‘공무원들만의 리그’

입력 2013-07-03 23:13 수정 2013-07-04 00:08
[쿠키 사회] 정부와 대구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은 국립대구과학관 직원채용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가 전형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에 나섰다.

3일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대구과학관 면접 전형 합격자 24명 가운데 38%가량인 9명이 공무원 또는 공무원 자녀였다.

합격 공무원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대구과학관 업무를 하는 과학건설과 김모(58) 서기관과 대구시 이모(58) 사무관 등 모두 5명이었다.

또 대구 모 부구청장 및 대구과학관 업무를 관장하는 대구시 신성장정책관실 곽모(59) 정책관 등의 공무원 자녀 4명도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밖에 모 언론사 간부 가족 2명도 합격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신체검사 등을 거쳐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모두 직원으로 채용될 예정이다.

미래부 산하 재단법인인 대구과학관은 지난달 정규직 직원(원급∼책임급)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연령 제한 등 까다로운 조건의 지원자격과 필기시험 등이 없었기 때문에 300여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전형은 서류전형-면접 등의 순으로만 진행됐으며, 면접 응시자는 모두 67명이었다. 채용전형 특성상 면접이 지원자 당락을 좌우한 셈이다.

하지만 면접관 5명 가운데 4명이 공무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합격자들에 대한 특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면접은 미래부와 대구시 공무원 각 1명씩과 대구과학관 직원 2명, 외부 면접관 1명 등 총 5명이 담당했다.

강병규 대구시 감사관은 “문제 및 오해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미래부에서도 감사를 벌일 예정이라 결과에 따라 해당 인사에 대한 징계조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대구과학관은 대구 달성군 유가면 11만7000여㎡ 부지에 국·시비 등 총 1160억원을 들여 건립됐으며 어린이 전용 체험관, 자연환경·과학기술 주제전시관 등을 갖추고 있다.

당초 작년 10월 준공 후 곧바로 개관 예정이었으나 운영비 부담과 법인 설립 등의 문제로 차일피일 미뤄지다 이달 말쯤 문을 열 예정이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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