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장한] 우리는 에너지 지킴이

입력 2013-07-03 18:58


2013년부터 초등학교 현장에 2009개정교육과정이 전면 시행됨에 따라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이에 따라 각급 학교와 교육청 등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교과 이외의 활동으로서 교과와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으며, 앎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나눔과 배려를 할 줄 아는 창의성과 인성을 겸비한 미래지향적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에너지 교육에 관심이 있던 필자에게 정규 교과에만 국한되지 않고 마음껏 아이들과 활동할 수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은 마른 가뭄에 단비처럼 다가왔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취지에 맞게 과학, 실과, 도덕 교과와 연계하며 실시하려고 계획 중이던 찰나에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제작한 ‘행복한 지구를 만드는 창체활동’ 프로그램은 매우 유용했다.

즐겁게 에너지 절약에 관한 노래를 부르고, 미니북을 만들고, 잔디인형을 만들며 자연스럽게 에너지 절약에 관한 내용을 접한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많이 변해 있었다. 올 여름 전력 수급이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는 기사를 보며 관심을 갖는 아이, 불필요한 전등을 끄고 다니는 아이, 양치할 때 컵을 사용하는 아이, 이러한 행동을 하고 나에게 다가와 자랑하는 아이로 변한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초등학생들은 누구보다 바쁜 일상을 보낸다. 오후까지 이어지는 정규 교과 수업과 방과후학교 및 학원 등으로 생활의 여유를 갖지 못한다. 이런 학생들이 사회문제, 특히 에너지 절약 등에 관심을 갖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학생들이 올바른 사회문제 인식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맞춰 학교 교육에 에너지 교육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아이들의 행동을 변화시킨 창의적 체험활동이야말로 교육 현장에서 꼭 필요한 교육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올 여름은 예년보다 높은 기온을 예상하는 기상청의 발표와 전력 수급이 부족하다는 기사로 벌써부터 여름나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걱정은 30도를 넘나드는 요즘 날씨가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에 발맞춘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의 ‘절전25!’와 ‘100W 줄이기’ 캠페인은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이다.

요즘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전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며 낭비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학교 교육과 병행한 캠페인은 현실에 당면한 문제를 인식하고 실천 요령을 공유함으로써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은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보다 ‘나부터’라는 마음가짐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모여야 우리가 당면한 전력 수급 문제, 에너지 낭비 문제 등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필자는 이러한 마음가짐이 우리 아이들로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본다. ‘에너지 지킴이’로서의 활동에 자부심을 가지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을 자랑할 줄 아는 이 아이들이야말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 도움이 될 인재로 자랄 것이다. 오늘도 에너지 교육을 통해 정신적으로 무장하고, ‘절전25!’와 ‘100W 줄이기’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이 정도 무더위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무더위에 현명하게 대처하며 성장하고 있다.

김장환 서울덕의초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