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vs 미·일 연합훈련… 긴장의 동해

입력 2013-07-03 18:26 수정 2013-07-03 22:39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5일부터 12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앞바다인 표트르대제만 부근 동해상에서 해·공군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중국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중국이 이번에 외국 해군과 벌이는 연합 훈련 사상 최대 규모의 선단을 파견했다고 3일 보도했다.

이에 맞서 미국과 일본은 8일부터 12일까지 홋카이도 서쪽 해역에서 양국 전투기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두 훈련 진영 사이의 거리는 800㎞에 불과하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전했다.

중·러 해·공군 연합훈련은 ‘해상연합-2013’으로 명명됐다. 러시아를 방문한 팡펑후이(房峰輝)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연합훈련 실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훈련은 미국과 일본 해군이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해안에서 실탄 사격까지 하면서 상륙훈련을 실시한 데 대응한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을 보고 있다. 더욱이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훈련에 참가하는 양국 전력은 미사일 순양함, 미사일 구축함 등 군함 18척에다 잠수함 1척, 전투기 3대, 헬리콥터 5대, 특전 분대 2팀 등이다.

중국 측에서는 스좌좡(石家庄)함을 비롯한 북해 및 남해 함대의 주력 군함 7척과 구축함 4척, 호위함 2척, 보급선 1척도 훈련에 참가한다. 러시아 측에서는 태평양함대의 주력 군함이 가세한다. 태평양함대 기함인 바랴그함도 포함됐다.

특히 중국 군함들은 훈련 해역에 도착하기 위해 북해함대 사령부가 있는 산둥성 칭다오(靑島)항을 떠난 뒤 서해와 남해, 동해를 차례로 지나갈 예정이어서 한국으로선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과 러시아 측은 이번 훈련에 대해 “특정한 제3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고 밝혔으나 군사전문가 니러슝은 “모든 군사훈련에는 가상 적이 없을 수 없다”며 “미·일 해군의 샌디에이고 훈련이 중국을 겨냥했듯 이번 훈련은 미국과 일본을 가상의 적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훈련에 이어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러시아에서 대테러훈련 ‘평화 미션-2013’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군사적 밀착을 과시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이번 훈련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적 협력 강화를 통해 ‘도서 주권’을 확보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일본과 북방 4개 도서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