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합차 물려주기 운동’ 펼치는 김진용 장로 “폐차 시킬 승합차 있으면 꼭 전화주세요”
입력 2013-07-03 18:07
“농어촌 미자립교회에 승합차는 전도의 필수 도구입니다. 하루에 한 번 마을버스가 다닐까 말까 한 곳에서 70∼80대 어르신을 모셔오려면 반드시 필요하죠. 중대형교회들이 작은 교회에 승합차를 물려주는 운동에 동참해도 주님께서 큰 교회에 맡겨주신 책임을 잘 감당하는 것이라고 봐요.”
‘미자립교회 승합차 물려주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두레자동차 김진용(60·대구 만촌교회 장로) 사장은 이 운동이 농어촌교회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이 프레지오 토픽 등 구형 승합차를 폐차 직전까지 몰고 다니는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2010년부터 이 운동을 시작했다.
“장남격인 도시교회는 어머니 같은 농어촌교회에 부채의식을 느껴야 합니다. 대부분의 도시교회 교인들이 농어촌교회가 양육해 보내준 성도 아닙니까? 중대형교회가 5∼10년 단위로 교체하는 승합차를 잘만 손봐서 물려준다면 미자립교회 목회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신차 가격이 2500만원 선인데 그 돈의 4분의 1이면 충분히 이 일을 할 수 있어요.”
경북 경산에서 1급 자동차 정비공장을 운영하는 김 사장은 승합차를 인수하면 차의 뼈대만 남기고 시트, 천장 등 내장재를 모두 새 부품으로 교체하는 리모델링 작업을 한다. 퀴퀴한 냄새를 없애는 것은 물론 노후에 따른 엔진소음과 진동까지 제거한다. 작업은 ‘검사→엔진 분해·조립→하체 분해·조립→전기→판금→도색’의 과정을 거친다.
“5년 이상 된 승합차가 덜덜거리고 소리가 나는 것은 엔진을 지탱하는 완충장치들이 떨어져 나가거나 녹아내렸기 때문이지 엔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찌그러지거나 부식된 문짝도 판금과 도색작업을 하면 신차처럼 새 옷을 갈아입습니다. 선교비만 지원하면 그달에 그치지만 승합차는 10년 이상 효과를 본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김 사장은 “앞으로 5년 내 중대형교회에서 사용 중인 스타렉스 승합차가 대거 중고차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자동차 매매상에 그냥 매물로 내놓지 말고 약간 손을 봐서 농어촌교회에 선물해준다면 10년은 거뜬히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교회든 혹시 폐차할 승합차가 있다면 깨끗하게 수리해 그 교회 이름으로 농어촌교회에 기증하겠다”면서 “교회 측은 수리비 중 일부만 부담하면 된다”고 말했다(blog.naver.com/k20208).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