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땀·눈물로 일군 대한민국… 그 헌신을 노래합니다

입력 2013-07-03 17:59 수정 2013-07-03 22:55


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派獨 50주년 기념음악회

1963년 12월 21일 겨울바람이 유난히 세차게 몰아치던 날. 김포공항에 모인 123명의 젊은이들은 한국 역사상 최초로 외화벌이 첫 삽을 뜨기 위해 독일 광산으로 날아갔다. 그들은 독일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나라인지도 제대로 몰랐다. 탄광에서 생사를 넘나들던 파독광부들이 매일 아침마다 했던 인사말은 바로 “글뤽아우프!” 독일어로 ‘살아서 돌아오라’는 뜻이다.

당시 독일에는 간호사도 있었다. 고된 근무여건 속에서도 이들은 한국인 특유의 친절함과 성실함으로 인기가 많았다. 독일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아 ‘로투스 블루메(동양에서 온 연꽃)’라는 애칭을 얻게 됐다. 그러나 50년이 흐른 지금, 이들에 대한 기억은 점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파독 5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9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국민일보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주최로 개최된다. 이번 연주회는 한·독 관계와 한국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된 파독 산업전사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감사와 위로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연합회가 특별 후원한다.

이번 공연에는 세계적인 첼리스트 정명화, 소리꾼 장사익,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소프라노 서선영, 오스트리아 빈 국립극장 전속 가수로 활동 중인 테너 정호윤, 클라리넷 연주자 김민아 등 정상급 아티스트가 무대에 오른다. 또한 전임 지휘자 여자경이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풍성한 선율을 선사한다. 해설은 음악평론가 장일범이 맡는다.

한국과 독일 작곡가의 작품 위주로 연주될 이번 음악회는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 서곡, ‘탄호이저’ 중 ‘그대 고귀한 노래의 전당이여’, 베버의 ‘클라리넷 협주곡 제1번’의 협연 등으로 구성된다. 장사익은 ‘봄날은 간다’ ‘찔레꽃’ ‘동백 아가씨’ 등을 호소력 있는 음성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파독 산업전사들을 기념하는 자리인 만큼 어려운 형편으로 조국을 방문하지 못했던 재독 광부, 간호사, 간호조무사 출신 11명도 초청됐다. 독일에 갔다가 귀국한 후 경남 남해에 거주했던 독일마을 주민 30여명을 포함해 국내 거주 파독 광부, 간호사, 간호조무사 400여명도 한자리에 모인다. R석 12만원, S석 8만원, A석 5만원, B석 3만원. 예매는 SAC티켓, 인터파크 등에서 할 수 있다. 초등학생 이상 입장 가능(031-392-6422).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