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원세훈 억대 수수 포착… 7월 4일 소환
입력 2013-07-02 23:19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개인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황보건설 대표 황모(62·구속)씨로부터 원 전 원장에게 억대의 현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을 4일 소환 조사키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여환섭)는 “원 전 원장에게 4일 오후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며 나올 것으로 본다”고 2일 밝혔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정치·선거개입 의혹으로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번에는 금품수수 의혹 피의자로 소환됐다.
검찰은 황씨에게 “원 전 원장이 국정원장에 취임한 2009년 2월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1억원이 넘는 현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공기업이나 대기업이 발주하는 공사 수주에 원 전 원장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황씨와 원 전 원장과의 유착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5월 말 황보건설과 황씨가 소유한 건설업체 4∼5곳을 압수수색해 그가 작성한 선물리스트를 확보했다. 이 명단에는 황씨가 원 전 원장에게 명절 때마다 순금이나 명품 가방, 고급 와인 잔, 젓갈류 세트 등을 보낸 내역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황보건설이 삼척그린파워발전소 토목공사, 홈플러스의 인천 무의도 연수원 설립 기초공사 등을 수주하는 과정에 원 전 원장이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원 전 원장 변호인 측은 “원 전 원장은 황씨에게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검찰이 황씨를 압박해서 있지도 않은 금품수수 사실을 만들려 한다”고 반발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