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자리가 뭐 길래… 대전 유성구의회 또 파행

입력 2013-07-02 22:46

대전 유성구의회가 의장자리 다툼으로 또다시 파행을 겪고 있다.

2일 구의회에 따르면 전날 열기로 했던 ‘제190회 정례회’에 전체의원 10명 중 5명만이 참석, 성원인 과반 미달로 회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의장자리를 둘러싼 싸움으로 3개월간 파행을 겪었던 구의회가 꼭 1년 만에 같은 이유로 다시 의회 문을 열지 못했다.

이날 정례회에 참석하지 않은 설장수, 권영진 의원 등 5명은 “윤주봉 의장이 빨리 의장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윤 의장이 지난해 이맘 때 ‘1년만 하고 의장자리에서 물러나겠으니 도와 달라’고 했다는 말을 문제 삼으며 “이제 1년이 지났으니 그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윤 의장과 법정다툼까지 벌이며 지난해 의회 파행의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이란 사실에 구의회 안팎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의회 파행 소식에 집행부는 벌써부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번 정례회 주요 안건인 영유아 보육료 등이 포함된 추경예산안과 심폐소생술 주민지원 조례안 등의 처리가 늦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집행부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민생은 뒷전이고 감투에만 관심이 있다”며 “의원들 자리싸움에 주민지원 행정에 나서야 할 공무원 수백명의 발이 묶이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