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마라톤 테러 혼쭐난 미국 “대형행사 보안 러시아 참여”
입력 2013-07-02 18:48
동서냉전시대 앙숙이었던 구소련의 맹주 러시아와 미국이 테러와 재난을 방지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특히 미국에서 열리는 대형 행사의 보안업무에 러시아가 참여하게 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1일(현지시간) 미국 정보 관련 매체 인포워스에 따르면 미국·러시아 비상상황협력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워싱턴DC에서 이 같은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러시아 비상부는 대형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서로 전문가를 파견해 협력하고, 러 비상부는 미국에서 열리는 대형 행사의 보안 업무를 지원키로 했다. ‘대형 행사’란 미국 대통령 취임식과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을 비롯한 각종 회담, 슈퍼볼 경기 등 미 국토안보부가 지정한 국가특별보안행사(NSSE)를 지칭한다.
양국은 이 같은 행사가 열릴 때 상황을 공동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혹시 일어날지 모를 비상상황을 예측하고, 구조요원을 훈련하는 작업도 협력해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4월 일어난 보스턴 마라톤 테러와 같이 예측이 어려운 돌발 상황에 양국 안보당국이 공동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당시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 정부가 용의자인 차르나예프 형제의 위험성을 미리 알려줬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묵살해 참사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미국 내 방위에 외국군을 끌어들이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고 인포워스는 전했다. 미 민병대법은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고 육군이나 공군을 치안유지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법률이긴 하지만, 하물며 외국군을 활용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라는 것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