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에 울고 웃는 금융사들
입력 2013-07-02 18:24
US오픈 우승으로 63년 만에 LPGA 메이저대회 3연승을 기록한 ‘골프여제’ 박인비의 모자와 가슴에는 ‘KB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 있다. 티샷, 퍼팅 동작 때마다 KB 로고는 시청자와 갤러리들에게 깊게 각인됐다.
KB금융그룹은 박 선수의 메인스폰서다. 지난 5월 3일 4년 동안 후원계약을 맺었다. 박 선수의 대기록 수립으로 KB금융그룹이 얻은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지속적인 브랜드 노출에 따른 홍보효과는 최소 5000억원에서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스포츠마케팅은 기업에게 있어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금융회사들은 사회공헌, 영업효과 극대화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곳은 단연 KB금융이다. KB금융의 박인비 후원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4년 계약에 연간 10억원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이 10억원은 최소 500배가 되어 돌아왔다. 앞으로 더 큰 효과도 기대된다.
KB금융은 2006년 고등학교 1학년이던 김연아 선수에게 손을 내밀기도 했다. 김연아는 4년 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피겨 여왕’에 등극했다. KB금융은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를 비롯해 프로골퍼 양용은, 양희영, 정재은, 안송이 등을 후원하며 수천억원의 광고·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비인기종목 중 하나인 컬링도 후원하고 있다. KB금융 홍보팀은 “컬링이 지금은 관심권 밖이지만 평창올림픽 때 일을 낼 수도 있다”고 자신한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9월 신세계쿨캣 여자농구단을 인수해 이름을 ‘하나·외환 여자농구단’으로 바꿨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한 가족이 됐다는 것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방편이었다. IBK기업은행은 여자프로농구단 ‘알토스’가 창단 2년 만에 우승하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반면 스포츠마케팅이 일종의 투자인 만큼 리스크(위험)도 언제나 따라 다닌다. 최근 우리카드는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배구팬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우리카드는 백기를 들고 예정대로 배구단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