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회장 1.9평 독방 수감… 설거지도 직접해야

입력 2013-07-02 18:13 수정 2013-07-02 23:19

CJ그룹 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지난 1일 밤늦게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던 이재현 회장을 2일 오전 다시 불러 조사했다. 전날 회색 양복을 입고 구치소로 향했던 이 회장은 미결수 수용자복을 입고 출두했다.

이 회장은 생애 처음으로 구치소 내 6.56㎡(약 1.9평) 규모의 독거실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통상 구치소에 새로 입소하면 신분 확인을 거쳐 건강진단과 목욕 등을 하고 수감 생활에 필요한 의류와 세면도구, 식사 도구 등을 지급받는다. 독거실에는 접이식 매트리스와 관물대, TV, 1인용 책상 겸 밥상, 세면대,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다. 식사는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내부 음식을 독거실 내에 있는 식기에 배식 받는다. 설거지도 방 안에서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 가족이나 회사 임직원이 가져오는 외부 음식은 반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구치소 내에서 판매하는 빵, 과일 등은 허용된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대기업 회장이라도 특별대우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기소 전까지 수시로 이 회장을 조사하기 위해 일반인 접견 제한 조치를 내려놨다. 변호인은 언제든 면회가 가능하지만, 가족이나 CJ 임직원 등은 합당한 사유를 적은 신청서를 내 검찰 허가를 받아야 접견할 수 있다. CJ 관계자는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느라 회사 직원, 가족들도 면회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구치소에는 이른바 ‘범털’(사회 고위층 수감자를 뜻하는 은어)들이 대거 몰려있다.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인 최태원 SK 회장과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전 정권 실세였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여러 저축은행 사장 등이다. 이 회장은 재판에서 형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길게는 1년 남짓한 기간을 다른 범털들의 구치소 동료로 지낼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최장 20일의 구속 기간 동안 이 회장 구속영장에 넣지 못했던 재산국외도피나 주가조작 등 나머지 혐의들에 대한 보강 수사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