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엔低 수출 타격 하반기 가시화될 것”

입력 2013-07-02 18:09

일본의 엔화가치 절하에 따른 한국의 수출 감소가 올해 하반기에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2일 ‘엔저 수출 영향 하반기 확대’라는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에 철강과 석유화학, 기계 업종을 중심으로 한국 수출에 엔저 효과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의 수출경합도는 56.8%로 동아시아국가 중 가장 높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일본의 수출이 늘고, 반대로 한국의 수출은 줄어들게 된다.

보고서는 엔화 가치 급락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일본 기업들이 수출단가를 바로 낮추지 않아 한국 기업의 수출이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엔고 시기를 겪으며 채산성이 악화된 일본 기업들이 실적 회복을 위해 수출단가를 인하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엔저로 일본 기업들이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됨에 따라 올해 2분기부터 달러 표시 수출 단가를 본격적으로 낮추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달러 표시 수출 단가는 엔저 시작 이후 5개월 동안 전년동기 대비 1.6%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올해 4월과 5월에는 8% 이상 하락했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상대적 수출 단가와 수출금액 비중의 관계를 분석해보면 수출단가가 바뀐 뒤 5개월 후에 수출 금액에 대한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엔저로 인한 한국의 수출 감소가 하반기에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추가하락하면 올해 우리 수출은 제자리걸음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엔저가 장기화되면 한국도 일본처럼 기업들이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로 나가면서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