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입력 2013-07-02 17:48 수정 2013-07-02 21:50
로마서 2장 25∼29절
신자들 중에는 자신의 영적 신분을 내세워 자기를 자랑하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는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다.’ 이런 생각은 비단 우리시대의 신자들만 하는 자랑이 아닙니다.
1세기 유대의 지도자들도 일반 백성 앞에서 외면적인 것을 자랑했습니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눅 18:12) 이렇게 자기를 자랑하는 자들을 보고 일반 백성들은 그들의 신앙 열심을 부러워했고, 반면에 자랑을 일삼던 이들은 그것으로 자신의 신앙을 나타내는 증표로 삼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하나님이 없고 다만 자랑으로 자기를 치장하는 일만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도 백성들은 여전히 그들을 이스라엘의 선생으로 높이 존경했고, 종교지도자들은 자기들 스스로도 마땅히 존경받는 자로 여겼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같은 종교적 우월감을 가진 지도자들을 향해 책망하시며 말씀합니다. “너희는 사람 앞에서 스스로 옳다 하는 자이나 너희 마음을 하나님께서 아시나니 사람 중에 높임을 받는 그것은 하나님 앞에 미움을 받는 것이니라.”(눅 16:15) 이것이 유대인의 선생이요 민족의 정신적 지주라고 자부하던 종교지도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신자들 역시, 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동일한 맥락에서 들어야 합니다. 신자가 세상사람 앞에서 믿음을 내세우며 자기를 옳게 보이려 한다면, 결국 사람 앞에서 자기를 자랑하던 바리새인들의 모습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그런데도 많은 신자들은 형식과 허울을 내세우며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좋은 겉모습만 보여주려 애쓰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 중에 어떤 사람이 자기 의나 자기 자랑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간다면, 그때에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얼마만큼 인정하고 받아주실까요?
오늘 본문을 보십시오. “네가 율법을 행한즉 할례가 유익하나 만일 율법을 범한즉 네 할례가 무할례가 되었느니라. 무릇 표면적 유대인이 유대인이 아니요 표면적 육신의 할례가 할례가 아니니라.” 이 말을 바꾸어 표현하면, 외적으로 모습을 꾸미더라도 그런 형식이 사람 앞에서 높임을 받거나 자랑을 삼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자 된 신분과 지위는 하나님의 백성 됨을 말하는 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복음이 가르치는 정신을 제대로 말하는 데에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구주로 자랑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삶의 현실이 변화되지 않으면 예수 믿음의 가치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외적 형식만 말하고 복음의 정신을 말하지 않는다면 결국 신자의 삶이란 아무런 가치도 드러낼 수 없는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신자의 마음속에 복음의 정신과 각오가 새롭게 형성되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눈이 변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참 유대인이 된다는 것은 외적 표로서의 할례나 사회적 지위나 신분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신자 됨이 아닙니다. 유대인의 나음이 무엇이며 할례의 유익이 무엇입니까? 우리가 구원받고 의롭다 함을 받은 것은 오직 믿음으로 되는 것입니다. 사람은 거짓되나 하나님은 참되시므로 먼저 하나님과 내적관계를 이루어가는 것으로 우리의 신앙내용을 채워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것이 우리의 신앙현실에서 진정한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차영도 목사(서울 한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