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박쥐 보호 위해 국도21호선 노선 변경

입력 2013-07-02 15:46

[쿠키 사회]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황금박쥐(천연기념물 452호) 서식지 보호를 위해 국도 노선계획을 변경키로 했다. 개발로 인한 천연기념물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다.

국토관리청은 충북 진천군 진천읍과 충남 천안시 동면을 잇는 국도 21호선을 확장하는 충남·북 도계∼진천 도로 건설공사 중 황금박쥐가 서식하는 금암리 일대를 지나는 도로건설 계획을 일부 변경 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국토관리청 이종승(36) 주무관은 “금암리 폐광 인근을 통과하는 노선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일부 국도를 확장키로 노선을 변경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국토관리청은 당초 이 국도 구간 중 황금박쥐 집단 서식지인 금암리 한 폐광을 통과하는 터널을 뚫어 도로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민들이 “황금박쥐 서식지를 훼손하는 도로를 건설하지 말아 달라”는 반대 입장을 전달했고, 결국 국토관리청은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폐광을 우회하는 도로를 건설키로 잠정 결정했다.

변경된 노선은 늦어도 내년 6월 최종 확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토관리청은 이 구간에 대해 내년 기본설계를 한 뒤 빠르면 2015년 공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국도 신설 계획은 지난해 11월 국토관리청이 도로 건설공사 주민설명회를 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황금박쥐 보호 활동을 펼치는 금암리 주민들은 황금박쥐 서식지의 환경 파괴가 우려된다는 점을 들어 국토관리청에 노선 계획 변경을 요구했던 것이다.

금암리 일대 황금박쥐는 2007년 한 폐광에서 피진호(57) 금암리 이장에 의해 처음 발견됐으며, 현재 3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을 주민들은 황금박쥐 주민감시단을 구성해 폐광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보호활동을 펴고 있다.

피진호 이장은 “도로를 만드는 것보다 황금박쥐를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국도 노선 변경을 건의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주민들은 청정지역인 금암리 보호를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진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인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