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與野 맞짱에 존재감 희미 안철수 정치시계 멈췄다

입력 2013-07-01 19:44


요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정치시계가 멈춘 듯하다.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 사건이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 등을 놓고 여당과 제1야당 간 ‘핑퐁싸움’ 속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평가다. 안 의원 측에선 “한 템포 쉬어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주변에선 “창당해도 달랑 의원 2명이 뭘 하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안 의원은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부터 정치권의 중심에 있었다. 미국에서 돌아와 지난 4월 보선에서 당선된 뒤 국회에 입성하자 그의 행보는 여야 모두의 견제를 받으며 최대 관심사였다. 그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겠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반전됐다. 정국 이슈가 터져나오면서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온통 이목이 여야 공방에 쏠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사라진 셈이다. 현안과 관련해 서너 차례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파장은 거의 없었다. 안 의원의 활동도 뜸해졌다. 하루 혹은 이틀에 한번 꼴로 글을 올리던 트위터도 지난 19일 이후 잠자고 있다. 25∼27일 최저임금 문제, 노원 콘서트에 대해 언급한 게 전부다.

초조함을 반영한 것인지 안 의원은 1일 자신의 입장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대언론 업무를 위해 금태섭 변호사를 공보역에 앉혔다고 발표하는가 하면, 한꺼번에 자료 2개를 내기도 했다. 안 의원은 “민주주의와 민생을 지키기 위해선 7월 임시국회가 필요하다”며 민주당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면서도 “민생법안이 표류하는 과정, 전 국민적 이슈였던 ‘을 지키기’가 뒷전으로 밀리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웃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지역 다지기에도 돌입했다. 5일 대전, 6일 창원, 18일 전주에서 세미나를 갖는다. 핵심 관계자는 “현 정국은 우리가 끼어들 수 있는 국면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참에 자주 소그룹으로 만나 10월 재보선,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관련 국정조사가 실시되는 다음달 중순까지 정국 이슈에 안 의원이 가릴 가능성이 크다. 경쟁자인 민주당은 지지율을 올릴 절호의 기회라며 반기는 눈치다. 한 재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의 존재감이 약해진 지금이 민주당에는 다시 못 올 기회”라며 “총력을 다해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