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현 대한유도협회장 “유도계 용인대 파벌 문제 반드시 개혁 경기중”

입력 2013-07-01 19:18


“유도계의 용인대 파벌 문제를 개혁하겠다.”

지난 4월 제35대 대한유도협회 수장으로 선출된 남종현(69·사진) 회장이 1일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유도의 개혁을 주장하고 나섰다.

현재 한국 유도계는 ‘용인대 출신’과 ‘비(非)용인대 출신’으로 구분되며, 용인대 출신이 유도협회 등을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용인대 출신들이 선수 선발과 판정 등에서 알게 모르게 관여하면서 비용인대 출신들이 많은 피해를 봐왔다. 실제로 재일교포 출신인 추성훈이나 88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재엽 등이 유도계에 만연한 ‘용인대’ 파벌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남 회장은 “주변에서 ‘용인대로 인해 유도가 없어진다’고 우려하는 분이 많았다. 앞으로 용인대에 특혜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용인대를 진학하지 않아도 국가대표가 되고, 유도를 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남 회장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공정한 판정을 목표로 심판 배정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그는 “심판 리스트를 검토해 출신 대학과 고교, 출신 지역 선수가 경기에 나설 때는 같은 이력의 심판을 제외하기로 했다. 이를 어길 경우 다시는 심판을 보지 못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 회장이 용인대 총장 출신으로 유도협회장을 오랫동안 역임하다 대한체육회장이 된 김정행 회장과 가까운 사이인 데다 그 후임으로 온 만큼 개혁의 성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그는 “나는 용인대 출신이 아니고 특정 대학을 나온 유도인도 아닌 만큼 누구 눈치도 안 본다. 다만 조직을 개혁할 때 내부 인사를 완전히 바꾸는 것보다는 이들을 설득해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파벌 문제와 함께 그는 경기 중 선수에 대한 지도자의 욕설을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 부모님으로부터 판정 문제와 함께 가장 많은 하소연을 듣는 부분이 지도자의 심한 욕설”이라면서 “유도계의 만연한 욕설문화는 선수는 물론 팬들에게 유도의 위상과 호감도를 심각하게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숙취해소용 음료인 ‘여명808’의 개발자로 잘 알려진 남 회장은 지난 4월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제35대 대한유도회장으로 선출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