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처음교회 윤대영 목사 감동 스토리
일면식도 없고 교단도 다른 목회자를 6년간 유학시키고 부도 직전의 인근 교회를 맡아 교회성장이 이뤄지도록 이끌어준 교회가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07년 9월 14일. 40대 중반의 감리교 목사가 예장 통합 소속의 부천처음교회(구 부천제일교회) 윤대영(65) 목사를 찾아왔다. 초췌한 모습의 그는 상동처음교회(구 진솔교회) 유명근(51) 목사였다. 교단도 다르고 초면인 유 목사는 “교회를 사 달라”고 요청했다.
사연이 딱했다. 2006년 본당 좌석이 1500석인 연건평 6600㎡의 교회를 건축했는데 성도가 늘지 않았다. 그 사이 빚이 점점 늘어 교회를 매매하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유 목사는 영성까지 고갈돼 더 이상 목회를 할 수 없었다.
유 목사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은 윤 목사는 새벽시간에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이 교회의 십자가를 져야하는지, 아니면 말아야 하는지였다. 그때 윤 목사는 ‘누가 이웃인가. 주님의 종이라면 십자가를 지는 것이 마땅하고 이웃교회가 힘들어 부르짖고 있지 않은가’라는 응답을 얻었다.
결국 윤 목사는 십자가를 지기로 했다. 교인들의 동의를 얻어 부채 70억원에 부과되는 이자를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또 유 목사를 6년 간 뉴욕으로 유학을 보내고 생활비와 학비 일체를 지원했다. 그리고 돌아오면 교회를 다시 넘겨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하지만 막상 교회를 맡고 보니 손 댈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어려운 가운데 건축을 진행해서 그런지 곳곳에 비가 샜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공사에 공사를 거듭했다. 부천처음교회가 갚아 준 이자는 약 40억원. 또 교회를 수리하고 목회가 가능하도록 설치한 첨단장비 값만 30억원에 달했다.
윤 목사는 두 곳의 목양을 병행했다. 먼저 400여명을 상도처음교회에 파송했다. 그리고 이웃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문화사역과 전도활동에 전념한 결과, 상도처음교회 출석 성도 수는 그동안 200여명에서 500여명으로 성장했다. 윤 목사는 유학 간 유 목사에게 항공료와 함께 편지를 보냈다.“이젠 당신 교회가 자립을 했으니 돌아와 목회를 하라”고.
부천처음교회는 지난달 9일 공동의회를 열어 이 모든 것을 유명근 목사에게 다시 되돌려 주기로 했다. 그리고 윤 목사와 유 목사는 지난 달 13일 반환 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에는 상동처음교회 목회권을 유 목사에게 바로 이전하고 부동산은 채권은행과의 관계를 고려, 2015년 6월12일까지 양도한다고 명시했다. 또 부천처음교회가 10억원을 빌려 상동처음교회 운영자금으로 지원하고, 청년 및 장년 출석성도가 1000명 이상이 되면 상환토록 했다.
유 목사는 지난달 14일 금요철야예배부터 목회를 다시 시작했다. 6년 전 약속을 고스란히 지킨 셈이다. 그사이 부천처음교회도 더욱 성장했다. 재적 교인 1만6000여명, 출석 교인 8000여명이 됐다.
윤 목사는 “어차피 내 것, 우리 교회 것은 없다. 모두 다 하나님의 것”이라며 “우리 교회는 너와 내가 구분 없이 통용되는 사도행전적 목회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부천=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빚더미 이웃 교회 구하라”… 부채 이자 40억 갚아주고 목회자 유학까지
입력 2013-07-01 18:59 수정 2013-07-01 1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