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큰 꿈과 희망 선사한 박인비의 쾌거
입력 2013-07-01 18:19
박인비 선수가 마침내 큰일을 해냈다. 박인비는 1일(한국시간) 끝난 제68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합계 8언더파 280타를 치며 우승했다. 세계 여자골프 역사에서 63년 만에 시즌 개막 후 메이저대회를 3차례 연속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로써 박인비는 메이저대회 개인 통산 4승을 포함해 LPGA 통산 9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김인경과 유소연이 2, 3위를 차지해 국민의 기쁨을 배가시켰다.
남녀를 통틀어 메이저대회에서 단 한 번이라도 우승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한 시즌에서 메이저 3개 대회를 연달아 제패하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골프 지존으로 꼽히는 아널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아니카 소렌스탐 등도 3연승에 실패했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슬럼프에 빠졌던 박인비가 이번에 ‘골프여제’ ‘살아 있는 전설’로 국내외 언론의 칭송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세리의 ‘맨발 투혼’을 보고 자라난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은 LPGA에서 발군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태극 낭자들이 세계 여자골프의 새 역사를 힘차게 쓰고 있는 사실을 국내외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골프 역사가 답보나 퇴보하지 않고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우리 국민은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박인비의 우승은 정치권의 이전투구와 경기 침체로 인한 경제난, 무더위에 지친 국민에게 시원함과 희망을 선사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박인비는 몸과 마음을 더욱 가다듬어 앞으로 남은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이나 에비앙 챔피언십에 대비해야 한다. 그는 두 대회 중 1개 대회에서만 우승컵을 들어올려도 ‘캘린더 그랜드슬램’과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고 한다. 4대 메이저대회를 한 해에 석권하면 캘린더 그랜드슬램, 평생 동안 한 번 이상 제패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고 부른다. 박인비가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달성하기를 기대한다. 서민생활은 안중에 없고 정략적 싸움질에 골몰하는 정치권은 박인비의 꿈과 도전정신을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