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소아암센터, 童心과 교감… 삶의 희망 심는다
입력 2013-07-01 17:05
국내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전체 소아암 환자 수는 모두 1124명이다. 이는 같은 해 새로 보고 된 암환자 수의 0.56%에 해당된다. 소아백혈병, 소아뇌종양, 소아림프종, 신경모세포종 순으로 많이 생긴다. 한창 자라나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암치료와 반복되는 병원 생활은 매우 힘들다. 따라서 의료진들은 소아암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 아이들의 일상생활은 물론 부모들과의 협력 등 다양한 부분에서 신경을 기울인다.
◇치료와 연구에서의 노력, 우수한 치료성적 도출= 소아암 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삼성서울병원 소아암센터에는 특별함이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치료성적과 더불어 소아암 환자와 가족들과의 끈끈한 유대가 돋보인다. 환자 전체 수는 적지만 삼성서울병원은 센터 내에 소아암환자만을 위한 별도의 팀을 운영한다. 혈액암의 경우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림프종 분야 권위자인 구홍회 교수, 급성 골수성백혈병은 유건희 교수가 담당한다. 또 고형암의 경우 신경모세포종과 뇌종양을 성기웅 소아암센터장과 이수현 교수가 맡아 최고의 진료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성기웅 소아암센터장은 “어린아이들에게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창대한 미래가 펼쳐져 있고, 그 꿈을 이루려면 다른 암환자들보다 의사로서 의무감이 크다”며 “소아암센터 전체가 나서 소아암환자 한명 한명마다 완치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서 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소아암 치료의 기본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수술, 방사선, 약물 등 세 가지 방법을 주로 쓴다. 성인보다 치료결과가 좋아 대개 70∼80%의 완치율을 보인다. 하지만 난치성 고위험 소아 환자들도 많다. 성 센터장은 “암이 많이 퍼진 경우 세 가지 방법만으로 치료가 잘되지 않는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며 환자를 진료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조혈모세포 이식 실적을 보면 소아암 분야 미국 상위 10개 병원을 앞선다. 지난 200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1000례를 돌파했으며,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은 단연 세계 최고다.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은 자기 골수를 미리 채취했다가 고용량 화학요법 이후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삼성서울병원이 2004년 세계 최초로 시도했으며, 연속 2번 실시하는 방법을 통해 생존율을 기존 30∼40%대에서 7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신경모세포종의 경우 국제적으로 보고된 생존율 1위 기록인 70%가 삼성서울병원이 올해 보고한 것이며, 2위 기록인 62%의 생존율도 삼성서울병원이 앞서 보고한 것이다. 소아뇌종양도 마찬가지다. 방사선요법이 표준 치료의 하나지만 기존 치료법으로는 치료 성적은 떨어지고(32%) 부작용은 아주 컸다. 3세 미만의 경우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키도 자라지 않는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연속적 고용량 화학요법을 실시하면서 방사선 치료를 줄이는 방식을 택해 방사선 치료를 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하더라도 생존율이 2배 이상 올라가는 수준(75%)으로 끌어 올렸으며, 부작용 우려도 현저하게 낮췄다.
◇환자와 교감 통해 삶의 희망 전해= 삼성서울병원 소아암센터의 또 다른 강점은 환자와 교감능력이다. 신경모세포종 환자의 경우 우리나라 전체 환자의 절반 가까이 찾을 정도로 늘 붐비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와 부모를 안심시켜 치료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이수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진료일정을 잡을 때도 가족 관계나 주거지와 통원 시간 등 자잘한 정보까지 다 파악해서 고려해 준다”며 “병뿐만 아니라 환자 자체에도 관심을 두고 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감한 시기 청소년은 물론 20∼30대 젊은 부모도 경황없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만큼 이들을 다독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소아암 환자와 가족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 소아암센터가 각별이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삼성서울병원은 매년 소아암 완치 잔치를 열고 소아암 환자와 가족들을 초청해 축하행사를 펼친다. 지난해에만 144명의 소아암환자들이 치료종결 판정을 받고 가정과 학교로 다시 돌아갔다. 또한,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0년 동안 지방에서 올라 온 소아암 환우를 위해 병원 앞에 작은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구홍회 소아청소년과 교수 주도로 시작된 쉼터는 2층 규모의 단독 주택 속에서 소아암 아이들이 잠시 머물며 쉬어가는 곳이다.
성기웅 센터장은 “아이들이 힘든 치료 과정 속에서도 웃음을 내보일 때면 모든 피로가 씻은 듯이 사라지고 의욕이 새로 솟는다”면서 “앞으로 연구와 진료를 통해 더 많은 소아암 아이들을 만나 밝은 내일을 써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