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소아내시경 받아도 되나요?

입력 2013-07-01 19:09


수은 건전지를 삼킨 20개월 아들을 데리고 급히 소아청소년과를 찾은 김모(32·여)씨는 위내시경으로 건전지를 빼내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하지만 건전지는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2∼4시간 만에도 심각한 화상이나 식도궤양, 천공, 통증 등 큰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다행히 내시경으로 무사히 이물을 제거했고, 아이는 건강을 되찾았다.

◇어른은 건강검진 기본 항목, 어린이는?= 소아 내시경을 하는 제일 흔한 이유 중 하나가 만성, 재발성 복통이다. 그 위치가 상복부일 경우 식도, 위, 십이지장 등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의외로 적지 않은 경우에서 위, 십이지장 궤양 등이 발견되기도 한다. 두 번째로 반복적인 구토가 지속되는 경우로서 원인을 찾거나 위식도 역류 질환 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경우는 삼킴 곤란 등의 증상이 있을 때이다. 이런 경우 원인을 찾기 위해 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고, 식도 협착, 식도 게실 등의 질환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네 번째는 위장관 출혈이다. 토혈이나 흑색변 등 위장관 출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원인 파악을 위해 시행할 수 있으며 가능한 경우 지혈 등의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소아에서 내시경을 하는 중요한 이유는 식도와 상부 위장관 내의 이물이다. 상당수의 이물은 큰 문제 없이 소화관을 지나 대변으로 배설되지만, 일부는 서둘러 제거하지 않으면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6∼7mm 가는 관으로 돌 이전의 영아도 가능= 소아 내시경에 대해 부모들은 위험하거나 아프지는 않은지 등 검사 자체에 다양한 의문을 갖는다.

하지만 성인에게 사용하는 상부 위장관 내시경도 직경이 1㎝가 채 되지 않는 9㎜ 정도이고, 영아에게 사용하는 소아용 내시경은 직경이 6∼7㎜로 성인의 경우 콧구멍으로도 삽입이 가능한 크기이다. 그렇지만 소화관 내에 길이 1m가 넘는 기구의 일부 혹은 전부가 들어가는 검사이므로 잠재적으로 출혈, 감염, 천공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천공이 생긴 경우는 0.02%에서 0.05% 정도로 대단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소아내시경은 충분히 숙련된 의사가 여러 가지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환경에서 시행한다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검사 방법의 하나이다.

이윤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내시경 역시 성인 내시경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된다. 필요한 경우 직경이 매우 가는 소아용 내시경을 이용해 환아가 좀 더 편안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어린이의 경우 대부분 수면내시경을 시행하며, 소아청소년과 내시경 전문의가 적절한 수면 하에 어린이와 보호자 모두 편안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