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SA, EU본부 도청” 독일 슈피겔지 보도
입력 2013-06-30 19:25 수정 2013-06-30 23:07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미국 내 유럽연합(EU) 사무실은 물론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본부를 겨냥해 도청과 사이버 공격 등 스파이 활동을 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즉각 “미국과 유럽의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이라며 미국에 충분한 해명과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슈피겔이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NSA의 2010년 비밀문건에는 NSA가 워싱턴DC의 EU 사무실 빌딩에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전산망에 침투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슈피겔은 NSA가 EU 사무실 내부에서 진행되는 회의 내용을 엿듣고 이메일과 내부 문서도 훔쳐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일급기밀’로 분류된 이 문건에는 NSA가 뉴욕 유엔본부 주재 EU 대표부 사무실에서도 유사한 방법으로 정보를 캐냈고, 브뤼셀 EU 본부 건물에 대한 도청도 감행한 것으로 나와 있다. 슈피겔은 5년 전에도 EU 이사회 본부 건물의 원격 관리시스템에 침투하기 위한 전화통화 시도가 있었으며 이 또한 NSA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EU 집행위원회는 30일 성명을 내고 “워싱턴DC와 브뤼셀의 미국 당국과 즉각적으로 접촉했으며, 도청 의혹이 실린 언론 보도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이어 “미 당국이 보도내용의 정확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알려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