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스노든 막아라” 美軍 퇴역장성 조사

입력 2013-06-30 19:24

2011년 11월까지 미국 합참부의장으로 재직한 퇴역장성 제임스 카트라이트에 대해 법무부가 조사에 나선 것이 ‘제2의 스노든’을 막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NBC뉴스는 28일(현지시간) 카트라이트 전 부의장이 이란에 대한 미국의 사이버 공격 관련 기밀을 뉴욕타임스(NYT) 등에 유출한 당사자로 지목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지난해 NYT가 컴퓨터 악성코드 ‘스턱스넷’을 이용한 이란 원자력시설 공격 과정에서 이뤄진 미국 고위층의 움직임을 보도한 뒤 미국 정부와 의회는 누설자를 찾겠다며 조사에 나섰다.

카트라이트 합참부의장은 재임 시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대량 증파에 부정적인 의견을 올리는 등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인물이다. 당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는 4만명 이상의 증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카트라이트는 2만명이면 충분하다는 보고를 독자적으로 올렸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카트라이트에 대한 조사는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이후 혹시 있을지 모를 추가 폭로를 막기 위한 강력한 경고의 성격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군 서열 2위의 고위 장성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백악관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백악관이 스노든에 쏠린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기 위해 카트라이트에 대한 조사를 NBC에 흘렸다는 분석이 있다고 CSM은 전했다.

한편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29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자신에게 스노든의 망명 신청을 거절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바이든 부통령과 매우 친밀하고 다정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에콰도르가 미국인 도망자를 품을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일부러 나서지는 않았다는 점을 납득시켰다고 밝혔다.

코레아 대통령은 “스노든이 입국하면 현재 영국 에콰도르 대사관에 망명 중인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 경우와 마찬가지로 가장 먼저 미국에 의견을 물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결정은 우리가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