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시장 잡아라” 기업들 對中 투자확대 가속도
입력 2013-06-30 19:01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성과로 국내 대기업들의 중국 사업이 전방위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2대 중국 투자국으로, 지난해 미국(37억8000만 달러)에 이어 33억 달러의 대(對)중국 투자를 기록한 바 있다. 총수들이 방중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인 중국을 잡기 위해 앞다퉈 투자계획을 내놓거나 공장증설 계획을 발표하며 중국에 선물 보따리를 안기고 있다.
중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국내 기업은 역시 삼성그룹이다. 30일 박 대통령이 방문한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의 70억 달러짜리 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 등 총 투자금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130억 달러에 달한다. 휴대전화와 TV 등 연간 매출액은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삼성의 23개 계열사가 중국 주요 도시에 163개의 현지 법인을 두고 있으며 종업원만 11만명에 달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9일 박근혜 대통령과 나란히 카트를 타고 이동하며 안내한 베이징 현대자동차 제3공장은 최근 준공된 곳이다.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의 기아차 제3공장도 연산 30만대 규모로 곧 준공돼 내년 초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판매량 3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중국 제4공장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후보지로는 시안, 충칭(重慶), 청두(成都)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들 후보지는 중국 정부가 낙후된 서부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추진 중인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의 거점지역이다. 정 회장은 이날 “현대차도 (서부대개발 프로젝트에)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며 “물류비용, 시장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대통령 방중기간인 지난 28일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과 3조3000억원 규모의 ‘우한(武漢) 에틸렌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는 최태원 회장의 7년에 걸친 뚝심과 열정이 밑바탕이 됐다는 것이 SK의 설명이다.
SK그룹은 이번 중국 최대 석유회사 시노펙과 체결한 합작회사 설립계약은 한·중 수교 이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합작이며 아시아 기업 최초, 최대의 중국 석유화학 합작 사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한(武漢) 프로젝트’로 불렸던 이번 에틸렌 합작사업은 2006년 4월 최 회장이 시노펙의 왕톈푸(王天普) 총경리에게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왕 총경리도 28일 최종 계약 서명식에서 “오늘 이 자리는 최태원 회장의 진심어린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최 회장이 이 자리에 왔어야 하는데 안타깝다”는 말을 했다고 SK 관계자는 전했다.
SK그룹은 이 외에도 충칭에서 1억 달러를 투입한 리튬전지용 양극재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에너지·석유화학,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1만2000여명이 근무 중이고 지난해 매출은 11조8000억원이다.
LG그룹은 6개 계열사 34개 생산법인에 6만5000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2014년 하반기 양산가동을 목표로 광저우(廣州)에 8세대 LCD 패널공장을 건설 중이다.
중국에 49개 법인이 있는 포스코는 지난 4월 광둥(廣東)성에 고급차량용 강판 공장을 준공, 연간 45만t의 용융아연도금강판을 양산한다.
한화그룹은 2011년 한화차이나를 설립해 제조·무역, 금융, 서비스·레저 부문의 계열사들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9개 현지법인과 10개 지사에서 임직원 1만5000여명이 2조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GS그룹은 지사 6개, 법인 5개를 운영 중이다. 주력 계열사 GS칼텍스가 산둥(山東), 쑤저우(蘇州) 등지에 있으며 지난해에는 석유·석유화학·윤활유 사업을 총괄할 현지 법인인 GS칼텍스 차이나를 설립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