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달러화 가치 폭락에… 2013년 관광수지 적자 11배 급증

입력 2013-06-30 18:46

올해 관광수지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엔화와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줄어든 반면 외국에 나가는 한국인 관광객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은행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관광수지 적자액은 15억964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관광수지 적자액 1억4060만 달러의 11.4배에 이르는 규모다.

올 들어 5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447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엔저(低) 현상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113만8000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만3000명(24.9%) 감소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돈을 쓰면서 생긴 관광 수입은 54억371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억7650만 달러(9.6%) 줄었다. 엔저 현상이 시작된 뒤 월별 관광수지는 지난해 6월 1억38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 5월(3억3610만 달러)까지 12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인 관광객이 외국에 나가 쓴 관광 지출은 1∼5월 기준 70억335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억7930만 달러(14.3%)가 늘었다. 같은 기간 사상 최대 지출액이다. 올 들어 5월까지 해외로 나간 한국인 관광객은 600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증가했다.

이성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저가항공의 취항 확대, 환율, 지속적인 해외여행 욕구 등으로 올해 외국으로 나가는 한국인 관광객은 늘고 있는 반면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규모는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