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親文으로 부활한 親盧
입력 2013-06-30 18:17
지난해 연이은 선거 패배로 암중모색해온 민주당 ‘친노(친노무현·親盧)’ 그룹이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속에 ‘친문(친문재인·親文)’으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문재인 의원이 직접 ‘깃발’을 들고 나섰다. 문 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였고, NLL 발언이 나온 2007년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으로 핵심 당사자다. 이런 이유인지 문 의원은 연일 트위터를 통해 대여 압박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위원에도 친노 또는 친문재인 인사로 분류되는 이들이 대거 포함됐다. NLL 관련 권영세 주중대사의 녹취파일을 폭로한 박범계 의원과 민주당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특위’ 간사인 김현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각각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춘추관장을 지냈다. ‘NLL 국정원·새누리당 시나리오’ 의혹을 제기한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지난해 문재인 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을 지냈고,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의혹 사건을 촉발시킨 진선미 의원은 캠프 대변인이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30일 “국정조사 특위에는 친노·친문 의원들이 이 사안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선발됐다”며 “당내 계파 이해관계보다는 당이 하나로 뭉쳐 여당에 맞설 때라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위위원 외에 친노 핵심인 이해찬 의원도 29일 봉하마을에서 열린 특강에서 국정원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와 관련, “대통령의 뜻 없이는 절대로 이뤄질 수 없는 사안”이라며 청와대를 조준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으로 2선 후퇴했던 친노 진영이 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문계’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친노 진영이 전면으로 나서면서 계파 간의 해묵은 주도권 다툼이 재발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