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미군 또 도심 난동… 시속 100km로 운전 중인 택시기사 목 조르고 폭행
입력 2013-06-30 18:12 수정 2013-06-30 23:00
서울 수서경찰서는 30일 시속 100㎞로 달리는 택시에서 운전 중인 기사의 목을 조르고 폭행한 혐의(특가법상 폭행)로 주한미군 P일병(22)을 입건했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K16)에서 근무하는 P일병은 오전 5시20분쯤 서울 서교동 홍익대 부근에서 성남에 가자며 택시를 탄 뒤 강변북로 청담대교 부근에 이르자 다짜고짜 기사 최모(45)씨의 목을 조르고 주먹으로 어깨를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가 지하철 수서역 앞에 차를 세운 뒤 “MP(헌병)를 부르겠다”고 하자 P일병은 다시 최씨를 때리기 시작했다. 택시에 함께 탔던 남성은 도주했고, 만취 상태였던 P일병은 경찰서로 연행됐다.
최씨에 따르면 P일병은 택시에 타기 전 서교동 한 클럽 앞에서 패싸움에도 가담했다. 오전 4시30분쯤 P일병이 “택시비를 달라”며 함께 있던 외국인 여성에게 소리를 질렀고 이에 다른 남성들과 시비가 붙자 P일병은 병을 바닥에 던져 깨뜨려가며 싸움을 벌였다.
최씨는 “P일병을 태우는 게 위험하다고 느꼈지만 장거리 승객이어서 돈을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태웠다”고 말했다. 경찰이 택시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보여주자 P일병은 “믿을 수 없다.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고, 혐의에 대해선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미군 측 요청에 따라 P일병의 신병을 인도한 뒤 보강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김유나 박요진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