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디아코니아적 교회 역할 주목해야”

입력 2013-06-30 17:37


기장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 국제심포지엄… 250여명 참석

독일의 경험에 비춰볼 때 사회복지 문제 해결과 교회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디아코니아(섬김·봉사)적 교회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28일 오후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가 개최한 ‘독일 디아코니아와 함께하는 국제심포지엄’에서 강연자로 나선 독일 헤센주 디아코니아 의장 볼프강 게른(Wolfgang Gern) 목사는 독일 디아코니아 기관의 역사와 미래 비전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기장 총회 및 사회적기업 관계자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게른 목사는 독일의 디아코니아 기관들은 교회와 사회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디아코니아는 단순히 교회와 사회 사이에 다리만 놓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활하는 시민들의 가치관과 국가의 활동을 연결한다”고 말했다. 시민 사이의 인간성·연대성과 정부의 공적 책임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디아코니아는 교회의 얼굴로, 곤경에 처한 이들을 섬기는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라며 “서로가 서로에게 축복이 되는 곳에서 디아코니아가 이루어지고 교회가 세워진다”고 강조했다.

독일 디아코니아 기관들은 150여년 전 활동한 요한 힌리히 비헤른(Johann Hinrich Wichern) 목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비헤른 목사는 “교회가 개인의 평화만 누리려 한다면, 교회와 성도들이 소외계층에게 하나님과 국가, 이웃사랑 등을 이야기할 때 비웃음을 살 것”이라고 당시 독일교회를 비판한 뒤 디아코니아 기관을 설립했다. 이들 기관은 현재까지 독일 사회에서 주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게른 목사는 이어 섬김과 봉사, 복지에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줄어들고, 이에 대한 수요는 늘어가는 현재 상황에 대해 오히려 “오늘날과 같은 위기의 시간은 곧 ‘디아코니아적 교회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지역대안협동경제연구소 정관영 소장은 ‘이제는 사회적 경제다-독일에서 배운다’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독일은 사회경제정책의 근간으로 ‘사회적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독일 등 유럽 역사에서 사회적 경제가 근대 복지국가 수립의 마중물 역할을 한 것처럼 한국의 사회적 경제도 미래 한국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나홍균 기장 총회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는 사회적기업 육성과 환경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앞으로 많은 성과가 나타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종화 경동교회 목사는 격려사에서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독일식 사회복지와 사회적 경제는 세계적 모범이 됐으며 성서에 나오는 ‘디아코니아’에 근접한 모델”이라며 “디아코니아는 오늘날 에큐메니컬 시대에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으며 오는 10월 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회에서도 활발한 토론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