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 100억짜리 수표 변조… 40대 은행 직원 긴급 체포
입력 2013-06-30 17:19 수정 2013-06-30 20:17
[쿠키 사회] 100억원짜리 변조수표로 돈을 인출해 달아난 사기사건에 은행 직원이 가담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30일 은행원 신분으로 거액 현금인출사건에 가담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로 국민은행 서울 H지점 대부담당 김모(42)씨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1일 국민은행 수원 정자지점에서 공개수배된 주범 나모(51)씨의 공범이 현금으로 찾아간 100억원짜리 수표를 변조하는데 동원된 1억1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1월 11일 이 은행 H지점에서 부정 발급해 줬다.
김씨는 나씨로부터 1억1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은행 직원으로부터 받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은행을 찾아 대기 중인 A씨를 자신의 창구로 직접 불러 수표를 건넨 사실이 CCTV 녹화내용 등을 통해 확인됐다. 또 사전에 나씨와 수차례 전화통화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는 “평소 은행거래로 알고 있던 나씨와 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이번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범행일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씨의 공범은 A씨가 김씨로부터 받은 자기앞수표의 발행번호와 금액을 변조해 은행에 제시한 뒤 100억원을 현금으로 찾아 달아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는 변조된 100억원짜리에 대한 중간 감정 결과 변조된 100억원짜리 수표에서 발행번호가 덧씌워진 흔적을 찾았다. 하지만 액면금액이 변조된 흔적은 찾을 수 없다고 경찰에 통보했다.
따라서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자기앞수표를 A씨에게 발급해줄 때 변조가 쉽도록 액면금액이 적혀 있지 않은 ‘백지수표’를 건넸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공모자 3명, 환전책 4명, 인출책 3명 등 10명을 붙잡았고 주범 나씨, 최모(61)씨 등 4명을 수배한 상태다.
수원=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