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訪中] 시진핑, 특별오찬 마련 “朴 대통령 열렬한 팬 많다”

입력 2013-06-28 18:51 수정 2013-06-29 00:52

방중 첫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인민대회당 금색대청 국빈만찬으로 관심을 모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또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시 주석과의 특별오찬에서 영부인이자 ‘패션리더’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조우했기 때문이다. 한국 ‘레이디 프레지던트’와 중국 ‘퍼스트레이디’가 처음 만난 것이다.

시 주석은 오전 11시30분 펑 여사와 함께 댜오위타이(釣魚臺)를 찾아와 박 대통령과 특별오찬을 가졌다. 당초 공식일정이 아니었지만 박 대통령이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직전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추가됐다. 오찬 장소는 댜오위타이 서남쪽에 있는 양위안자이(養源齋)로, 청나라 황제의 행궁(行宮)이었다.

박 대통령은 분홍색 상의에 회색 바지 정장을 입었고, 펑 여사는 흰색 재킷에 회색 꽃무늬 원피스 차림이었다. 시 주석은 검은색 양복 정장을 착용했다. 박 대통령은 펑 여사에게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책임이 무겁지 않으시냐”고 물은 뒤 “과거에 저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 봐서 그 책임을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테이블에 앉은 세 사람은 오후 1시25분까지 거의 두 시간가량 환담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한반도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시 주석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실현을 낙관적으로 본다. 한국이 남북한 문제를 해결하고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서울프로세스)을 구현하는 데도 중국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 지린성에 있는 안중근 의사 유적에 기념 표지석 설치를 요청했고, 시 주석은 유관기관에 잘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답했다. 시 주석은 “중국 국민들 중에 박 대통령의 열렬한 팬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오찬 말미 당나라 시인 왕즈환(王之渙)의 시 ‘등관작루(登?雀樓)’ 구절이 쓰인 서예작품과 중국 전통 수공예 법랑 항아리 한 점을 선물했다. ‘백일의산진(白日依山盡), 황하입해류(黃河入海流). 욕궁천리목(欲窮千里目), 갱상일층루(更上一層樓)’라는 시구는 “하얀 햇빛 스러지는 산, 누런 강물 흘러드는 바다. 천 리 너머를 바라보려고, 누각을 한층 더 오른다”란 뜻이다. 박 대통령은 찻잔 세트를 선물하며 “우리나라 춘천에서 나오는 옥으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펑 여사에게 따로 주칠함(朱漆函)을 선물했다. 펑 여사는 “함이 아주 예쁘다”며 기뻐했다. 두 정상은 이틀 동안 7시간30분가량을 함께했다. 전날 단독·확대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국빈만찬으로 5시간 반을, 이날 두 시간 가까이를 같이 보냈다.

베이징=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