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색대청’ 만찬·조선족 전통춤 배려… 中, 朴대통령 예우 ‘파격 또 파격’
입력 2013-06-28 20:01 수정 2013-06-29 00:42
중국 정부가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파격에 파격을 거듭하며 최우방 정상 대접을 하고 있다. 미국 등 세계 최강 국가정상이 왔을 때나 거행했던 인민대회당 ‘금색대청(金色大廳)’ 국빈만찬을 베풀며 만주지방에 발흥했던 옛 한민족 국가 부여의 전통무용 ‘영고(迎鼓)’까지 선보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7일 저녁 7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 1층 금색대청에서 박 대통령을 위한 성대한 국빈만찬을 열었다. 한·중 유력 인사 150명이 참석한 행사는 장소부터가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금색대청은 지난해 11월 18차 중국공산당대회 마지막 날 전인대 상무위원 7인을 처음으로 전 세계 매스컴에 공개한 장소다. 2007년 17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치고 부주석에 올라 차기 최고권력자가 될 것임이 공표된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시 주석에게는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1949년 사회주의 중국이 출범한 이래 금색대청 국빈만찬을 한 외국 정상은 손에 꼽힐 정도다. 근래에도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2012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난 3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3명만이 초청됐을 뿐이다. 나머지 국가정상들은 인민대회당 1층 구석의 작은 행사장 ‘서대청(西大廳)’에서 국빈만찬을 가졌다. 따라서 금색대청 국빈만찬을 통해 중국 지도부가 박 대통령에 대해 ‘극진한 예우’를 했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지배적인 평가다.
외부에 일절 공개되지 않은 만찬에서는 또 다른 ‘파격’도 있었다. 박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 측 초청인사 70여명 앞에서 중국 무용가 텅위는 ‘영고’ 장구춤을 췄다. 한복을 입은 텅위의 춤사위에 박 대통령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영고는 동북 3성에 주로 거주하는 조선족들이 설날 등 전통명절 행사에서 즐기는 민속춤으로 2200여년 전 만주에서 발흥했던 부여의 마을축제에서 기원했다.
시 주석 이전의 중국 지도부는 대한민국 정부와 조선족이 연결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왔다. 그랬던 중국 정부가 금색대청 한가운데서, 그것도 국빈 방문한 한국 정상 앞에서 조선족 민속춤을 선보인 것 자체가 엄청난 파격인 셈이다.
이날 인민해방군 군악대는 10곡을 행사에서 연주했다. ‘한오백년’ 등 한국 민요와 가요가 다섯 곡, 중국 민요·가요가 다섯 곡으로 번갈아가며 울려 퍼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시 주석과 중국 정부는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다른 세부 일정에서도 박 대통령에게 최고의 대접을 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