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訪中] “사업하려면 친구가 돼라” 中 속담 인용하자 탄성·박수

입력 2013-06-28 18:30 수정 2013-06-28 18:54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 이틀째인 28일 수행 경제사절단 조찬 간담회에 이어 대한상공회의소와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가 주최한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하는 등 세일즈 외교에 주력했다. 한·중 경제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첨병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오전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양국의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하루 빨리 체결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수출, 내수가 함께 성장을 이끄는 쌍끌이형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고, 중국도 연안지역 발전을 내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서부대개발’ ‘중부굴기’ ‘동북진흥’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양국 모두 서로에게 새로운 교역 기회를 만들어주려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양국 간 교역기회 확대를 위해선 한·중 FTA 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분의 노력과 도전으로 양국 경제협력이 확대돼 왔는데 앞으로 그 성과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선 더욱 튼튼한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며 “한·중 FTA가 그 기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양국의 경제 기조가 비슷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은 자주창신(自主創新)에 기초한 신에너지, 차세대 IT, 바이오 등 신흥산업 육성을 계획하고 있고 한국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문화를 융합하는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붉은 색 재킷에 회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연설에 나선 박 대통령은 여섯 차례 박수를 받았다. 연설 도중 양국 관계의 과거와 현재를 설명하면서 중국어로 중국 속담 ‘시엔주어펑유(先做朋友·선주붕우) 호우주어셩이(後做生意·후주생의)를 소개하며 ‘사업을 하려면 먼저 친구가 돼라’라는 뜻풀이까지 직접 하자 중국 경제인들은 감탄사와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포럼에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포함한 우리 측 경제인 120여명, 중국 측에선 완지페이 CCPIT 회장, 황커씽 칭다오맥주유한공사 총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경제사절단 71명과의 조찬 간담회에선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현실에 맞춰 향후 20년간의 새로운 진출 및 협력 방안을 모색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은 우리 기업에 저임금에 기반을 둔 생산기지로서 의미가 컸지만 지금의 교역 방식은 곧 한계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중국 중산층의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선제 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조금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중국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중국사회 공헌을 위해 올해 4억327만 위안(약 75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하기로 했다. 장원기 중국한국상회 회장은 “삼성 1억5200만 위안, 이랜드 1억3000만 위안, 현대기아차 3844만 위안, LG전자 2038만 위안 등 23개사가 4억327만 위안을 장학사업과 자선단체 기부, 지역사회 지원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정부가 복지와 분배를 강화하고 나섬에 따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며 “이번 투자 계획은 한국 기업에 대한 인식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