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봉사활동은 건강도 증진시킨다

입력 2013-06-28 18:14


정년퇴직 후 목사가 돼 제2의 삶을 사는 선배가 두 분 있습니다. 한 분은 말기 암과 투병하는 환자들을 돕는 호스피스 봉사자로 활동하고, 다른 한 분은 경기도 안산에서 작은 교회를 개척하며 외국인 근로자들을 돕고 계십니다.

두 선배는 늘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각기 회사를 다닐 때 간혹 고달파 보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습니다. 남을 도우며 살게 되면서 비로소 참 평화와 건강이 있는 새 삶을 되찾게 된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흔히 집단상담이나 자조모임의 치료효과를 설명할 때 “남을 돕는 자는 오히려 그 자신이 가장 큰 도움을 받게 된다”고 말하곤 합니다. 실제 남을 돕는 봉사활동이 자신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의 한나 슈라이러 교수팀이 밴쿠버 시내의 한 고등학교 1학년생 106명을 대상으로 주 1회씩 10주간 자원봉사활동을 하게 한 그룹과 그냥 쉬게 한 그룹(대조군)으로 나눠 추적·관찰한 뒤 내린 결론이랍니다. 이 조사결과 봉사자군의 체내 염증 및 콜레스테롤 수치, 체질량 지수가 대조군에 비해 훨씬 더 많이 개선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가톨릭의대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기선완 교수는 “남을 돕는 봉사활동이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활력소로 작용해 좋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