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 돈줄 조이기’ 가속도

입력 2013-06-28 18:09

미국 정부가 북한의 돈줄을 더욱 거세게 조이기 시작했다. 미 재무부는 27일(현지시간) 핵개발 및 탄도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 확산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북한 대동신용은행(DCB)과 이 은행의 위장회사로 조세회피처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된 DCB파이낸스를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 추가했다.

아울러 DCB의 중국 다롄 지점 김철삼(42) 대표, 영변 핵시설을 포함한 핵 연구 기관을 총괄해온 손문산(62) 북한 원자력총국 대외국장 등 개인 2명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 조치에 따라 미국 시민은 이들과 거래할 수 없으며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된다.

미 재무부는 대동신용은행이 북한의 주요 무기거래기관인 조선광업무역개발회사, 단천상업은행과 활발한 금융거래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동상업은행이 2006년 이후 위장회사인 DCB 파이낸스를 이용해 북한과의 거래를 피하는 금융기관들과 국제 거래를 했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코헨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재무차관은 이날 전화회견에서 대동신용은행이 적어도 2007년부터 조선광업무역개발회사와 단천상업은행을 위해 수백만 달러를 거래해왔다면서 불법적인 거래도 상당수 포함된다고 밝혔다.

특히 대동상업은행의 ‘블랙리스트’ 추가 지정은 지난 3월 북한의 국제금융거래를 총괄하는 조선무역은행에 대한 제재로 중국 상업은행들도 북한과 금융거래를 회피해 북한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한편 미국은 이날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다시 허용하는 등 비핵화를 위한 조치를 해야 6자회담 등의 대화나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제임스 줌왈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대행은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동아·태소위원회와 테러리즘·비확산·무역소위가 마련한 ‘한·미동맹의 향후 과제’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은 남북관계의 부단한 개선을 지지하며 이것이 전제되지 않고는 북·미 관계도 근본적으로 개선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설명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