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심상찮다… 주요 도시 병력 배치
입력 2013-06-28 18:08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이집트가 심상치 않다. 이집트 군부가 “어두운 터널로 향하고 있다”고 사회 불안을 경고했다. 이집트군은 무르시 대통령 취임 1주년인 30일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최근 주요 도시의 관공서와 공공시설물 주위에 병력을 배치했다. 수도 카이로와 주변 도시에도 군 병력은 물론 탱크와 장갑차까지 배치됐다.
무르시 지지자들은 반정부 시위에 대비해 친정부 시위를 벌였다. 이슬람 정당과 단체 연합 세력은 28일 카이로 도심 나스르시티의 라바 알아다위야 모스크(이슬람 사원) 앞에서 정통성 수호를 구호로 대규모 무르시 지지 시위를 벌였다고 중동 위성방송 알아라비아가 보도했다. 이들은 반정부 시위를 예고한 야권을 겨냥해 “호스니 무바라크 전 정권의 잔재 세력이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에도 카이로와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이집트 최대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을 주축으로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무르시의 사저가 있는 나일델타 지역에서는 27일 집권당인 자유정의당 사무실 앞에서 찬반 세력이 충돌해 1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26일에도 충돌이 벌어져 최소 2명이 숨지고 237명이 부상했다.
야권과 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타마로드(반란) 조직은 30일 카이로 등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열고 조기 대선 실시, 무르시 퇴진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무르시 불신임 서명에 1500만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지난 26일 임기 중 자신의 실수를 일부 인정하며 한발 물러섰지만 반정부 세력을 누그러뜨리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무르시 대통령은 논란이 된 헌법 개정 검토, 야권과의 대화를 제안했다. 그러나 범야권그룹 구국전선은 무르시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거절하며 재차 조기 대선 실시를 촉구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